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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경욱 "국토부도 지난 정부 인사 ‘찍어내기’ 감찰 의혹"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임원을 대상으로 청와대가 '찍어내기'식 감찰을 벌였다"며 관련 자료를 30일 공개했다.
민 의원이 이날 공개한 ‘민정수석실 제보 관련 국토부 감사관실 감사결과 보고’ 문건에 따르면 ‘대상자별 제보 요지 및 처리결과’라는 소제목 아래 3명의 산하기관 임원이 등장한다. 모두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이들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청와대로 보고한 문건. [민경욱 의원실 제공]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청와대로 보고한 문건. [민경욱 의원실 제공]

첫 번째 인물은 김모(59)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이다. 김 원장 관련 비리 의혹은  ▶외유성 해외출장 ▶비서 채용 비리 등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외유성 출장 부적절 사례를 확인해 2017년 말 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임명된 김 전 원장의 임기는 올해 7월까지였다.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중도 사임한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비서채용 절차에서는 특별한 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곽모(59)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이다. 문건에 등장하는 비위 사항은 ▶야당 의원에 대한 정치후원 강요 ▶직원들에 대한 욕설 등 모욕 행위 ▶채용 비리 의혹 ▶근로기준법 위반 등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욕설 행위 등을 확인해 대주주인 코레일 측에 추가 연장 불허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장은 올해 3월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재임용되진 못했다.

세 번째는 오모(63) 전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으로 ▶자문단 구성 및 자문료 지급 비위 의혹 ▶불공정한 용역 계약 ▶직원 인권 탄압 ▶인사 비리 등의 비위 혐의를 받았다. 국토부는 “제보내용 모두 사실관계와 맞지 않아 종결 처리했다”고 했다. 오 전 이사장은 조사과정 중인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김 전 원장과 곽 전 사장 관련 제보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이, 오 전 이사장 관련 의혹은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이 각각 국토부에 전달한 내용이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를 대상으로 청와대가 감찰 활동을 한 건 위법이 아니다. 대통령령 ‘대통령비서실 직제’ 특감반 업무 범위에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ㆍ단체 등의 장 및 임원’도 포함돼 있다.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도읍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도읍 의원, 최교일 의원, 민경욱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도읍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도읍 의원, 최교일 의원, 민경욱 의원. [연합뉴스]

다만 한국당은 지난 26일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공개한 데 이어 비슷한 성격의 문건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민 의원은 "임원 3명의 비위 첩보가 10건에 달하는데 국토부의 감사 결과를 100% 수용한다 해도 문제가 있는 거로 판명 난 건 겨우 2건에 불과하다. 지난 정부 인사를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표적 감찰"이라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이외 현 정부의 광범위한 블랙리스트 여부를 판명하기 위해서도 국회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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