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당적 없이 총선 치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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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이르면 10월 말께 민주당을 탈당한 뒤 통합신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당적(無黨籍)상태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르기로 가닥을 잡았다.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盧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오랜 병폐 요인이었던 지역구도 해소의 정치 개혁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뒤에도 한국 전체의 정치구도 변화라는 보다 본질적인 목표를 위해 신당에 입당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관심의 초점이었던 盧대통령의 신당 입당 여부가 이같이 정리되면서 이와 관련된 논란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文실장은 이와 함께 "특히 내년 4월 총선은 이런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을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盧대통령이 특정 정파에 속해 총선을 치르기보다 지역감정 대결 구도의 해소와 정책에 의한 대결 구도를 촉구하는 큰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盧대통령의 민주당 탈당 시기는 대정부 질문이 종료되는 10월 22일 이후 종래의 예산안 당정 협의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10월 말께가 유력하다"며 "盧대통령이 새해 예산안을 여당인 민주당과만 협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盧대통령은 24일 부산.경남 언론인과의 대화에서도 "정치 개혁의 핵심은 지역구도 혁파"라며 "내가 신당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짐작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그러나 "개인적 호감을 갖는 것과 내가 통합신당 당적을 갖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盧대통령은 또 "우리나라는 정당의 힘이 너무 세 의회중심 정치가 아니다"라며 "정당은 영국식에 가깝고 의회는 미국식에 가까운 형식으로 혼재된 상태에서는 내각제가 안될 것으로 보며 한나라당이 잘못 두는 수"라고 지적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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