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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크로스' 국면 속 文 대통령, 여권 원로 만나 경청 행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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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여권 원로 정치인들과 오찬을 하면서 국정 운영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정오부터 1시간 50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원기, 임채정,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국회 원로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국회 원로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연말연시를 맞아 문 대통령이 민주당을 이끌어온 원로 정치인들로부터 고견을 듣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올 한해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룬 것은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또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내년에는 더 열심히 노력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특히 김원기 전 의장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 박수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문 대통령은 그리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국회 원로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국회 원로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참석자들은 정해진 의제 없이 돌아가며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체로 수긍하며 경청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경제는 대통령이 이미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경제 관련해 상당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정치 분야에 대해서는 국회 상황 등을 잘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왔다”고 말했다. 선거구제 개편 등 굵직한 현안이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날 원로 정치인들과의 오찬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여러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가감없이 듣겠다는 경청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46%)가 긍정 평가(45%)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부정 평가가 51.6%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긍정 평가한 비율은 43.8%였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서라도 민심을 청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밥상이 힘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밥상이 힘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서 참석한 농업인 초청간담회에서 정부의 농정혁신 방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학적 데이터 분석에 입각한 스마트 농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아무리 힘이 쌘 소라도 경운기를 대신 할 수 없는 것처럼 이제 시대의 흐름을 우리가 이끌고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쌀값과 관련, “올해 80kg 한 가마 당 19만 33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26.2% 인상됐다”며 “농민 입장에서 볼 때는 여전히 아쉽고 부족할 것이지만 이제는 도시소비자들의 부담을 함께 생각해가면서 꾸준하게 쌀값이 올라가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위문희·윤성민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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