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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에 바란다”…교수가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임중도원'

중앙일보

입력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 (任重道遠)이 선정됐다. 교수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과제를 중단없이 진행해주길 당부했다. [교수신문 제공=News1]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 (任重道遠)이 선정됐다. 교수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과제를 중단없이 진행해주길 당부했다. [교수신문 제공=News1]

대학교수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다.

교수신문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8%(341명)이 임중도원을 선택했다고 24일 밝혔다.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에 대한 소회를 반영했다. 이 가운데 임중도원을 택한 응답자들은 문재인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국내외 세력이 있지만, 개혁 의지를 끝까지 밀고 나가길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전호근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중도원을 골랐다고 말했다.

반면 임중도원을 선택한 한 교수는 "임중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들에게도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며 정부의 무능과 안일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3단계 선정과정을 거쳐 뽑혔다. 교수신문은 지난 2일 후보추천위원단으로부터 추천받은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예비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5개를 추렸다. 예비심사단은 교수신문 논설위원과 서평위원 등 50명으로 구성됐다.

최종후보에는 임중도원을 비롯해 공재불사(功在不舍), 밀운불우(密雲不雨), 운무청천(雲霧靑天),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올랐다.

교수들은 임중도원 다음으로 '밀운불우'(密雲不雨)를 많이 선택했다. 23.9%(210명)의 선택을 받은 이 사자성어는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건이 조성됐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다는 상황을 설명한다. 교수들은 남북정상회담,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성장 등 중대한 변화가 생겼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전망에만 머물러있는 상황을 빗대었다고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 3위에는 15.3%(134명)이 선택한 '공재불사'(功在不舍)가 올랐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구절인 공재불사는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의미로 투철한 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속 개혁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행여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효과가 날 것이란 집단 최면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을 모두 담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4위는'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천'(雲霧靑天)이, 5위는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보다'는 뜻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차지했다. 각각 11.2%(98명)와 10.8%(95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골랐다.

한편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역대 올해의 사자 성어는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20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 등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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