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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권오현 28년째 임원…10년 이상 124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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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전자 초장수 임원들

삼성전자 초장수 임원들

33년 회사 생활 중 임원만 28년째…. 직장 생활 대부분을 임원만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 권오현(66) 종합기술원 회장이다. 기업의 임원은 흔히 군대의 장성에 빗대 ‘별’로 불린다. 수많은 기업의 임원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임원은 ‘별 중의 별’로 불린다. 일단 임원으로 승진하는 그 순간부터 연봉이 기본 2배로 뛴다. 또 개인 사무공간, 그랜저급 승용차, 최고가의 건강검진, 해외출장 때는 비즈니스 항공권 제공 등 처우가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정보 분석업체, 임원 현황 발표 #전체 1047명…직원 100명 중 1명꼴 #20년 이상 6명, 30대말~40대초 ‘별’ #10년 이상 30% 공학도, 서울대 최다

권 회장은 올해까지 28년째 임원으로 재직하며 삼성전자 내에서도 최장수 임원 기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정보분석 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삼성전자에서 임원으로만 20년 이상 재직한 ‘초장수 임원’은 6명”이라며 “이들은 승부사 기질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CXO의 조사 결과 삼성전자에서 이사 이상 임원은 전체 직원 100명당 1명, 10년 이상 된 임원은 전체 직원 1000명당 1명꼴이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반기·정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국내 직원 수는 10만1953명이었고, 이 중 임원은 1047명으로 임원 비중은 1%쯤 됐다.

삼성전자 임원 중 올해로 10년 넘게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124명으로 집계됐다. 124명 중에는 올해 재임 10년 차를 맞은 사람이 26명, 15년 차는 20명, 11년·12년·14년 차는 각각 17명이었다. 이 중 20년 넘게 임원직을 유지 중인 ‘초장수 임원’이 6명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년 이상 초장수 임원 6명은 권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66) CR 담당 부회장, 이상훈(63) 이사회 의장, 김기남(60) 부회장, 전동수(60)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김영기(56) 전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명은 삼성 내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거나 ‘세계 최초 DNA’를 구현한 인물들”이라고 전했다.

먼저 권 회장은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입사해 39세였던 1991년 이사로 첫 발탁됐다. 이후 세계 최초로 64Mb D램 개발을 주도했다. 권 회장은 ‘연봉 킹’으로도 유명해졌다. 그는 2015년 국내 전문경영인 중 최고인 약 150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 특별상여금만 8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서 역대 최장수 임원 기록은 29년간 임원 타이틀을 유지한 윤종용(74) 전 부회장이 갖고 있다. 윤 전 부회장은 36세에 삼성전자공업㈜ TV사업부장으로 이사 자리에 처음 올랐고,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거쳐 2008년 고문으로 물러났다. 권 회장도 윤 전 부회장처럼 지난 9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TV 사업부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윤부근 부회장은 매일 아침 6시30분에 임원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불도저형 업무 스타일과 히트 상품 제조기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김영기 사장은 이번 연말에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들 6명은 능력 외에 ‘삼말사초(三末四初)’, 즉 30대 말이나 40대 초반에 별을 달았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124명 장수 임원 중에는 44세에 처음 임원으로 등용된 사람이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에 임원에 발탁된 사람도 11명”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0년 차 이상 임원 124명 중 출신 대학이 파악된 110명 중에는 서울대 출신이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권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김 부회장 등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한양대(14명), 연세대(12명) 순이었다. 10년이 넘은 임원 중 30%는 전기·전자·통신 관련 학과를 나온 공학도들이었다. 반면 10년 이상된 여성 임원은 2명이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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