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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미니 신도시 분양가 3.3㎡당 3000만원 육박, 서울 평균보다 비쌀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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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호 14면

‘3기 신도시’가 조성되는 과천시 과천동 일대. 사진 뒤로 서올 서초구내 서초지구가 보인다. [연합뉴스]

‘3기 신도시’가 조성되는 과천시 과천동 일대. 사진 뒤로 서올 서초구내 서초지구가 보인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에 이어 공개한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부동산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15년 만의 신도시를 포함한 대대적인 물량 공세가 9·13대책 이후 움츠러든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숫자’만큼 효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전망 #예전 같은 ‘로또’ 기대하기 어려워 #지역우선 공급 강화, 전매 제한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효과 불확실

“서울 도심권에 30분 내 접근이 가능한 도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19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설명한 ‘3기 신도시’의 첫 번째 특징이다. 이들 신도시는 서울 경계에서 2㎞ 떨어져 있다. 정부는 1990년대 초 개발한 분당 등 1기 신도시 못지않게 3기 신도시도 주택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기(서울 경계에서 5㎞)보다 가깝고 당시 주요 광역교통망이던 지하철에 비해 광역급행철도(GTX)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30분’이란 시간 거리와 ‘2㎞’라는 공간 거리는 정부가 ‘서울 용’이라는 점을 강조한 표현인 셈이다.

1기 신도시는 서울 수요를 분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93년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이 신도시 입주민 1381가구의 이전 거주지를 조사한 결과 서울이 61.8%를 차지했다. 3기 신도시는 1기만큼 서울의 심한 주택 공급 갈증을 풀지 못할 것 같다. 문이 좁고 문턱은 높기 때문이다. 1기 이후 분양제도의 지역우선공급 규정이 강화되면서 신도시 건설 지역 이외 거주자 몫이 크게 줄었다. 1기 분양 때도 지역우선공급 원칙이 있었지만 해당 지역 비율이 낮았다. 20%가 한도로 분당(성남시)·일산(당시 고양군)은 각각 10%였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금은 경기도에서 해당 지역 30%, 기타 경기도 20%, 서울·인천 50%다. 인천의 경우 인천 50%, 서울·경기 50%다. 우선공급 탈락자가 넘어와 함께 경쟁하기 때문에 수도권 인기 공공택지의 실제 서울 거주자 당첨 비율은 30% 정도에 그친다. 서울 거주자는 준공 후 매입해 이사하고 싶어도 전매 제한으로 준공 후 최장 5년간 사지도 못한다. 3기 신도시는 분양가가 주변보다 저렴하겠지만 이전과 같은 ‘로또’를 기대하기 어렵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땅값과 건축비로 분양가를 정하는데 그동안 땅값이 많이 올랐다. 여기다 땅값 산정 기준이 과거 원가 수준에서 지금은 시세와 비슷한 감정평가금액으로 상향조정됐다.

3기 신도시 중 가격이 가장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과천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현재 과천 남쪽에 개발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검토되고 있는 분양가가 3.3㎡당 2600만원 선이다. 이번 과천 신도시는 강남권인 서초구에 바로 붙어있어 지식정보타운보다 땅값이 훨씬 더 비쌀 것이다. 그 사이 건축자재비용·인건비 등 건축비도 오른다. 11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400만원이다. 서울보다 비싼 신도시가 되는 것이다.

서울 도심 공급 계획은 수요를 빨아들일 흡수력이 떨어진다. 우선 양이 많지 않다. 정부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유휴지를 활용해 1차에 이어 2차까지 3만 가구 정도를 공급하기로 했다. 한 해 서울에서 멸실 물량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신축으로 늘어나는 주택이 5만 가구가량이다. 상당수 임대주택이어서 내 집 마련 수요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서울의료원 주차장(800가구)과 동부도로사업소(2200가구) 등 강남권 물량도 대부분 임대다. 분양주택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분양이어서 청약저축 가입 무주택 세대주로 청약자격이 제한된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넘게 저렴하면 당첨자는 8년간 전매할 수 없고 5년간 거주도 해야 한다.

올해 들어 서울 주택건설 인·허가와 분양 실적이 뚝 떨어졌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2만 가구 정도로 지난해(4만여 가구)의 절반으로 줄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가 예상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15년 이후 분양 봇물에 따른 대거 입주 효과가 2021년 이후 사라지게 된다. 정부의 공급 확대 대책으로 실제 시장에 주택 공급이 시작하기도 전에 ‘공급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서울 도심 물량은 2020년부터 착공해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이 불안하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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