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감동의 대서사시 「간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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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작 영화를 보고 난 뒤 느끼는 감동은 유달리 묵직하고 깊다.
『벤허』『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 대작들은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깊은 감동과 함께 기억된다.
최근 개봉된 영화『간디』도 이 같은「불후의 대작」반열에 올려놓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장대한 스케일 속에 깊은 강물처럼 흐르는 한 위대한 인간의 드라마가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간디』는 인도의 위대한 독립 운동가「마하트마·간디」의 꿋꿋한 일생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엮은 휴먼 드라마다.
19세기말 청년 변호사「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인종차별에 분노, 비폭력 저항운동에 나서 드디어는 인도를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시키기까지 50여 년간의 투쟁적 삶과 사회상을 완벽히 재현했다.
이를 위해 제작비가 보통영화의 수십 배에 달하는 4천만 달러가 들었고, 한꺼번에 30만 명 이상의 엑스트라가 동원되는 등 엄청난 규모로 만들어졌다· 20여 간이나 이 영화의 실현을 꿈꿔 봤다는「리처드·애튼버러」감독은 애틋한 부부애의 에피소드를 넣는 등「간디」의 인간적 모습과 당시의 사실을 적절히 교차시킴으로써 공감대를 넓혔다.
특히 명배우「벤·킹슬리」의 발견은 이 영화를 성공시킨 요인이다. 연극배우 출신의 신인「킹슬리」는 「간디」와 흡사한 모습과 자연스런 연기로 영화 속에서「간디」를 부활 시켰다.
영화『간디』는 한 위인의 신념과 민중의 힘이 역사를 바뀌게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영국군이 어린이까지 섞인 군중을 향해 무차별 발포, 1천5백 여 명을 사살하는 장면이나 차례로 구타당해 쓰러지는 무저항 군중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못해 섬뜩하다.
이 영화는 지난 82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상영시간 3시간8분.<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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