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변화 시나리오 브루킹스硏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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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가 23일 북한 변화와 관련해 네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연구소의 동북아 정책센터는 이날 '2002~2003 동북아 개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북한 상황이 ▶경제 개혁▶체제 붕괴▶현상 유지▶핵 보유 등 4개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 개혁 시나리오는 평양이 미국의 핵 문제 해결 조건을 수용, 핵을 폐기하고 미국과 외교 및 경제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결국 미국이 제시한 핵 문제 해결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북한은 일본 등으로부터 경제 지원을 받아 경제 개혁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째 시나리오는 김정일 정권 내 '권력투쟁의 확산', 그리고 '이해 득실과 분배를 둘러싼 권력 내부의 알력 심화'등의 요인에 경제난이 가중되고 외부의 경제 제재 등의 요인이 겹쳐 체제가 붕괴되는 상황이다.

셋째는 북한이 6자회담 등을 통해 핵무기 개발 중단 의사를 밝히지만 향후 이행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져 결국 2002년 10월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하는 현상 유지 시나리오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일련의 상황을 검토할 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생존 수단으로, 그리고 향후 협상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할 경우 한국.일본도 핵 개발을 시도하는 등 동북아의 핵 도미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은 남북한을 비롯한 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과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 강온파의 불협화음은 북한과 동맹국들에도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워싱턴이 한 목소리를 낼 때 북핵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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