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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6년 만에 해외서 경영전략회의 "글로벌 영토 넓혀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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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국 LA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CJ]

지난 13일 미국 LA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CJ]

"글로벌 영토를 넓혀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미국 LA서 열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그룹의 글로벌 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지난달 CJ그룹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계기로 미주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회장이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 명을 모아놓고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 회장은 "각 사업에서 글로벌 넘버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역량 확보가 기본"이라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미래 트렌드 변화를 선도하고 글로벌 수준에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3일 미국 LA서 진행중인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사진 왼쪽부터 CJ ENM 오쇼핑부문 허민호 대표, CJ ENM 허민회 대표,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 CJ주식회사 박근희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 CJ제일제당 신현재 대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강신호 대표, CJ대한통운 손관수 공동대표. [사진 CJ]

지난 13일 미국 LA서 진행중인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사진 왼쪽부터 CJ ENM 오쇼핑부문 허민호 대표, CJ ENM 허민회 대표,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 CJ주식회사 박근희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 CJ제일제당 신현재 대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강신호 대표, CJ대한통운 손관수 공동대표. [사진 CJ]

CJ그룹은 2005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다. 중국·베트남과 함께 3대 핵심 전략 지역으로 꼽히지만, 성장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13년 동안 바이오·식품·드라마 등 일부에서 성과가 있긴 했으나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1~2년 동안 글로벌 영토 확장을 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CJ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특히 2019년은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로 절박함을 갖고 특단의 사업구조 혁신과 전략을 추진하라"고 경영진에 주문했다.

이 회장이 해외 영토 확장을 강조한 건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시장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국내 시장으론 안 되고, 글로벌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33%인데,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1위를 달성한 제일제당·대한통운·CGV는 무대를 글로벌로 옮겨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특히 비비고 만두와 가정간편식, K팝과 드라마는 해외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해외에 나가 직접 경영전략회의를 챙긴 건 6년 만이다. 건강 상태는 차츰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 호전되고 있다. 경영 활동이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책임지는 CJ제일제당은 해외 영토 확장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LA와 뉴저지 등에 5개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비비고 만두'에 이어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을 생산 중이다. 브라질에선 바이오 사업을 통해 해외 영토를 확장 중이다. 또 CJ CGV는 리갈 시네마 등 북미 극장 체인과 제휴를 통해 특별상영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CJ ENM은 2012년 이후 K-컬처 페스티벌인 케이콘(KCON)을 통해 미국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 중이다.

최근 공격적인 M&A도 잇따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월 미국 물류 기업 DSC로지스틱스를 2314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슈완스를 2조원에 인수했다. 최근 3년간 미주지역에서 진행한 M&A 금액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중국·동남아 시장만으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CJ그룹 관계자는 "2016년 미국 만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미국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고 있다"며 "올해 미주지역 매출은 2조39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획기적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인재 확보가 필수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세계를 제패할 자신감을 가진 반듯한 하고잡이형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청년의 창의적 도전과 성장이 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그룹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명이자 그룹 성장의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하고잡이는 CJ그룹의 인재상이기도 하다.

이날 경영전략회의에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사위인 정종환 미주지역 본부장이 참석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희 CJ그룹 부회장과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ENM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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