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체 손 빌려 애플 친다···화웨이 체포, 중국의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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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 XR’, ‘아이폰 XS’, ‘아이폰 XS 맥스’ 등 최신 폰 3종을 중국에서 팔지 못할 수 있다. 미국 퀄컴이 중국 법원에 이들 최신 폰의 중국 내 판매 금지를 위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이폰 6S’ 등 7개 제품은 중국에서 판매 금지됐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이미 중국에서 판매 금지된 구형 아이폰 7개 제품 외에 최근에 출시된 최신 폰 3종도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 금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중국 내 판매 금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애플의 최신폰인 '아이폰XS', '아이폰XS Max', '아이폰XR'.

중국 내 판매 금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애플의 최신폰인 '아이폰XS', '아이폰XS Max', '아이폰XR'.

퀄컴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과는 이미 오랫동안 세계 각국에서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의 크기를 조정하는 기술과 터치스크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는 기술 등 2건이다. 퀄컴은 지난해 초 중국 푸젠성 푸저우 법원에 애플이 해당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10억 달러(약 1조1315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10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애플이 해당 기술 2건과 관련해 퀄컴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맞는다는 예비 판정을 내리고 ‘아이폰 6s’, ‘아이폰 6s 플러스’, ‘아이폰 7’, ‘아이폰 7 플러스’, ‘아이폰 8’, ‘아이폰 8 플러스’, ‘아이폰 X’ 등 7개 제품에 대해 중국 내 판매 즉각 중단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지난 9월 출시한 최신 폰 3종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신 폰 3종의 운영체계(OS)는 ‘iOS 12’이며 해당 기술 2건은 ‘iOS 11’로 구동되는 2017년 출시 제품에만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퀄컴은 해당 기술 2건이 단말기 제작 단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OS와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중국 화웨이 등을 공격하는 미국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 정부가 아이폰 판매 금지 카드를 빼 들었다고 본다.

지난 9월 미국 무역위원회(ICT)는 퀄컴이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 침해 소송 3건 중 1건에 대해서만 침해를 인정하고 나머지 2건은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한편 미국 ICT는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으로 수입하는 아이폰에 대한 수입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을 디자인해 세계 여러 국가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중국에서 조립해서 다시 각국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ICT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특허를 침해한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 금지 처분을 내린다. 하지만 수입 금지 대상이 미국의 제품인 데다 미국 경제가 입을 타격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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