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고려대 '통합 모의논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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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 입시설명회가 10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열렸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수시지원 전략과 학습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승식 기자

고려대의 '통합 논술'이 10일 첫선을 보였다. 고려대는 이날 고교 3년생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고사를 치렀다. 이로써 서울대.연세대에 이어 고려대의 논술고사도 윤곽이 드러났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이달 초 예시문항을 공개했었다.

서울대.연세대는 2008학년도부터 통합 논술을 실시하지만 고려대는 올 수시 1학기부터다. 김인묵 입학처장은 "2008학년도에 대비한 시험 가동"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그러나 모의고사 문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 "교과서 통합 이상"=고려대는 통합 논술이 언어 논술과 수리 논술을 통합한 형태라고 말했다.

고려대 모의고사 응시자들에 따르면 계열별로 네 개(자연계) 또는 여섯 개(인문계)의 제시문이 나왔다고 한다. 이 중 언어 논술적 요소가 강한 두 문제(전 계열)와 수리 논술적 요소가 강한 두 문제(인문계) 또는 세 문제(자연계)를 푸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언어 논술과 관련된 제시문은 ▶인간 우위론과 공존론 ▶핵 폐기물과 원자력 발전 ▶지구 온난화 등의 주제를 다뤘다.

수리 논술적 요소가 강한 문제의 소재는 황사(黃砂)였다.

인문계에선 '황사 농도가 두 배로 증가할 때 피해가 여덟 배가 된다고 가정할 때, 피해가 두 배가 되는 시점을 추정하고 황사 피해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필요한 조림 면적을 추산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자연계에선 '황사 발생지와의 거리, 바람 속도 등을 감안해 황사 피해 규모를 구하고, 해결 방안을 찾으라'는 문제가 다뤄졌다.

이재훈 출제위원장은 "통합 논술은 범위 면에서 국.영.수 교과서만이 아닌 전체를, 학생 능력 면에서 사고력.이해력.표현력.문제해결력.분석력.응용력 등을 다 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답과 풀이 과정이 없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금지한 수리 논술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엇갈리는 수험생 반응=언어 논술 문제는 평이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수리 논술 문제는 어렵다고 했다. 인문계열인 김정오(18.부광고3)군은 "문제를 풀었지만 내가 제시한 답이 맞는지 틀린 건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연계열인 양교진(18.영신여고3)양은 "겉보기엔 수리 논술이 하나도 없는 듯한데 결국 수리 논술인 듯 느껴졌다"고 전했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강사는 "외고 한 곳에서 100여 명이 이번 고려대 시험을 봤는데 대부분 수리 때문에 당혹해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의 논술 문제와 관련, 유레카 박홍순 대표강사는 "과거 논술은 문과에선 언어 논술, 이과에선 수리 논술을 봤는데 이제 계열을 가리지 않고 언어.수리 논술을 다 보는 게 추세"라며 "수리적 사고를 언어적 사고와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ockham@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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