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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아버지의 꿈을 이룬 신민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16강전> ●신민준 9단 ○퉁멍청 6단

3보(39~50)=신민준 9단이 39로 한 칸 벌리자 퉁멍청 6단은 40으로 좌변 쪽을 향해 바짝 다가왔다. 속내를 드러내며 상대를 압박하는 노골적인 공격법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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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 9단은 "지금은 '참고도' 백1로 상변을 벌리는 게 더 좋았다"고 지적했다. 만약 흑2로 들어오면, 백3으로 치받고 백5로 한 칸 뛰어나가 좌변 흑 세 점을 압박할 수 있다. 좌변 흑이 눌리는 건 되레 흑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흑 입장에선 상변에 적극적으로 침입하기 어렵다. 실전은 신민준 9단이 45, 49로 상변을 벌리며 기분 좋은 진행.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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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에는 이미 널리 알려졌는데, 신민준 9단은 기재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 신 9단 아버지는 KBS 드라마 '명성황후' '황금 사과' 등을 연출한 신창석 PD다. 그도 나름 어렸을 때 유명한 바둑 꿈나무였다고 한다. 신 PD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바둑은 내가 못다 한 꿈이자, 언젠가 가보고 싶은 길"이라며 "어렸을 때 바둑 신동 소리를 들었다. '만약 계속 바둑을 공부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고 말했다. 기력은 아마 3~4단 정도라고 밝혔다.

아버지 피를 물려받아서일까, 신민준 9단도 어려서부터 바둑에 특출난 기재를 보였고, 지금은 한국 바둑의 든든한 재목으로 성장했다. 아버지 입장에선,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당당히 성취해나간다는 게 얼마나 흐뭇한 일일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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