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정상조업 서둘러|파업농성 109일만에 유혈 없이 진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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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울산=임시취재반】1백9일째 파업근로자들의 농성시위가 계속 되던 울산현대중공업이 경찰의 개입으로 파업사태를 끝내고 정상회복에 들어섰다.
30일 새벽 우려했던 유혈충돌 없이 경찰의 진압작전이 35분만에 끝난 뒤 회사측은 이른 아침부터 정상조업 재개를 서둘러 오전10시까지 65·7%외 출근 율을 보인 가운데 세계 굴지의 대 조선소는 조업을 재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5시 공장 안 농성 장 진압작전에 이어 낮12시20분 오좌불 독신자숙소에 재집결한 파업근로자들에 대한 2차 진압작전을 펴 농성을 완전 해산시켰으나 분규의 불씨는 아직 남은 채여서 진정한「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차 진압=경찰은 30일 오전5시 회사정문 앞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철야농성 중이던 파업근로자 가족과 평민당원 등 50여명을 최루탄 3발을 쏘아 끌어낸 뒤 35개 중대병력이 30분 후 4,5도크 정문·플랜트정문 등 3개 통로를 장악하고 최루탄 3백여 발을 쏘며 회사 안 텐트 농성 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경찰진입전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피신해 경찰은 농성 장 진입 3분만에 최루탄발사를 중지하고 오전5시35분 농성 장을 완전 장악했으며 노조사무실 등에 있던 파업 근로자 등 41명을 연행했다.
◇2차 진압=농성장서 피신한 파업노조원 8백여 명은 회사에서 1km 쯤 떨어진 전하2동 오좌불 독신자숙소에 재집결, 농성했다.
이에 경찰은 6천여 명의 경찰을 투입, 포위한 뒤 부산지법 울산지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고 고가사다리 차 2대, 매트리스 4백여 장을 준비한 뒤 낮12시20분쯤 최루탄을 쓰며 해산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오좌불 아파트단지내의 8개 동 가운데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쓰고 있는 5개 동을 차례로 수색, 단지 내 공터와 아파트 비상계단·베란다 등에서 농성을 벌이던 근로자 8백여 명을 1시간만에 강제 해산시키고 이중 3백여 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10여명이 다쳤다.
근로자들은 경찰에 맞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며 각목·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부는 인근 만세대 아파트단지로 장소를 옮겨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으나 경찰에 의해 곧 진압됐다.
경찰은 연행 자를 양산서 등 인근 3개 경찰서에 분산 수용해 조사중이다.
◇조업채비=현대중공업은 경찰진압 즉시 조업 채비에 나서 플랜트 사업본부는 2천2백47명의 기능직 사원 중 1천3백60명이, 해양사업본부는 1천9백65명중 1천4백45명이, 건설장비사업본부는 6백2명중 4백89명이 각각 출근했다. 오전 현재 기능직은 전체 1만4천9백34명중 8천3백33명이 출근, 55·8%, 관리직은 4천3백26명 전원이 출근해 전체 출근 율은 65·7%에 이르렀다. 그러나 완전 정상조업까지는 1∼2일쯤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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