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7시 35분쯤 발생한 강릉발 서울행 KTX 탈선 사고는 선로변환 장치의 결함 때문에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탈선, 선로변환장치 결함 추정 #강릉선과 영동선 분기 지점서 사고 #유지 보수 부실 등 이유 밝혀내야 #일부선 선로 재질과 시공 문제 거론 #"곡선 구간이라 속도 안빨라 다행 #속도 높았으면 대형 사고 가능성"
코레일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KTX 강릉선과 영동선이 나누어지는 분기점(청량 신호소) 부근에서 일어났다. 이곳에는 분기기와 선로전환기 등 열차 선로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변환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 선로변환 장치는 통과 열차가 영동선 방향인지 서울 방향인지에 따라서 선로를 자동으로 해당 방향으로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장치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실제로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에 따르면 분기기 주변의 선로 일부분이 완전히 깨져 있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분기기 주변 선로가 완전히 붙어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접지가 안 된 상태에서 열차가 비정상적으로 지나가면서 하중이 강하게 가해져 선로가 깨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또 "선로 변환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열차는 갑자기 선로가 끊기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된다"며 "이 때문에 해당 열차 10량 전부가 탈선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고 지점이 곡선구간으로 접어드는 지역이라 열차가 속도를 안내서 다행이지 만일 속도를 높인 상태였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청량신호소는 영동선을 강릉까지 연장 운행하게 되면서 지난 6월 설치됐다. 연장운행은 7월부터 시작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로전환 장치에는 선로가 제대로 접지되어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장치가 있는데 해당 지점에 그런 시스템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유지보수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분기기 주변 선로가 완전히 깨졌다면 이건 선로 재질과 시공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선로변환 장치가 왜 결함을 일으켰는지 다각도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 KTX 오송역 단전 사고는 외부 요인에 의해서 사고가 난 반면 이번 탈선은 코레일 측의 책임이 커 보인다"며 "평소 유지보수와 검수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조사와 수습을 위해 2차관과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을 현장에 급파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