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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0도로 꺾인 KTX…"선로 두 동강, 장치 결함이 원인인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탈선 사고 발생 지점 부근의 분기기 선로가 완전히 깨져 있다.

탈선 사고 발생 지점 부근의 분기기 선로가 완전히 깨져 있다.

 8일 오전 7시 35분쯤 발생한 강릉발 서울행 KTX 탈선 사고는 선로변환 장치의 결함 때문에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탈선, 선로변환장치 결함 추정 #강릉선과 영동선 분기 지점서 사고 #유지 보수 부실 등 이유 밝혀내야 #일부선 선로 재질과 시공 문제 거론 #"곡선 구간이라 속도 안빨라 다행 #속도 높았으면 대형 사고 가능성"

 코레일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KTX 강릉선과 영동선이 나누어지는 분기점(청량 신호소) 부근에서 일어났다. 이곳에는 분기기와 선로전환기 등 열차 선로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변환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 선로변환 장치는 통과 열차가 영동선 방향인지 서울 방향인지에 따라서 선로를 자동으로 해당 방향으로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장치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선로를 목적지에 따라 자동으로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분기기. [중앙포토]

선로를 목적지에 따라 자동으로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분기기. [중앙포토]

 실제로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에 따르면 분기기 주변의 선로 일부분이 완전히 깨져 있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분기기 주변 선로가 완전히 붙어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접지가 안 된 상태에서 열차가 비정상적으로 지나가면서 하중이 강하게 가해져 선로가 깨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또 "선로 변환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열차는 갑자기 선로가 끊기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된다"며 "이 때문에 해당 열차 10량 전부가 탈선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탈선한 KTX 차량. [블로그 캡처]

탈선한 KTX 차량. [블로그 캡처]

 이 관계자는 "해당 사고 지점이 곡선구간으로 접어드는 지역이라 열차가 속도를 안내서 다행이지 만일 속도를 높인 상태였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청량신호소는 영동선을 강릉까지 연장 운행하게 되면서 지난 6월 설치됐다. 연장운행은 7월부터 시작됐다.

빨간 원 부근이 청량신호소다. 이 곳에서 영동선과 강릉선이 갈라진다. [네이버지도]

빨간 원 부근이 청량신호소다. 이 곳에서 영동선과 강릉선이 갈라진다. [네이버지도]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로전환 장치에는 선로가 제대로 접지되어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장치가 있는데 해당 지점에 그런 시스템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유지보수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분기기 주변 선로가 완전히 깨졌다면 이건 선로 재질과 시공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선로변환 장치가 왜 결함을 일으켰는지 다각도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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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관계자는 "지난번 KTX 오송역 단전 사고는 외부 요인에 의해서 사고가 난 반면 이번 탈선은 코레일 측의 책임이 커 보인다"며 "평소 유지보수와 검수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조사와 수습을 위해 2차관과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을 현장에 급파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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