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벼락 '꽝' 대형 사고 날 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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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낙뢰를 맞아 레이더 장치가 장착된 노즈 레이덤(기체 앞 뾰쪽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조종실 앞 유리창이 심하게 금이 갔다. [연합뉴스]

승객 200여 명을 태우고 제주를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국내선 여객기가 낙뢰에 맞아 기체 일부분이 심하게 파손돼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4분쯤 아시아나항공 8942편(에어버스 321)이 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경기도 안양 부근 지상 3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낙뢰를 맞았다. 이 사고로 기상 레이더가 장착된 항공기 앞 부분(노즈 레이덤)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고 조종실 앞 유리창이 심하게 금이 갔다. 엔진 덮개에도 구멍이 났다. 사고 당시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국지성 호우와 함께 지름 1~1.7㎝가량의 우박이 쏟아졌다. 기체가 일부 파손되면서 생긴 충격으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자 단체 여행을 다녀오던 초등학생 등 일부 승객이 구토 증상을 보였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이창호(45) 기장은 김포공항 관제탑에 비상착륙을 요청했고 한 차례 착륙을 시도한 뒤 재이륙해 예정보다 15분 늦은 오후 6시14분쯤 무사히 착륙했다. 당시 김포공항은 이 여객기의 비상착륙을 위해 공항을 일시 폐쇄했으며 이륙준비 중이던 항공기의 이륙을 중단시켰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유리창에 심하게 금이 가 시야를 확보하기 힘든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조종사가 정해진 규범에 따라 비상대응을 잘해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건설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 측은 정확한 기체 파손 경위를 밝히기 위해 사고 여객기에 대한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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