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멋 내기 강습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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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멋 내기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광고모델 및 패션모델 교육프로그램을 방불케 하는 일반주부 대상의 멋 내기 강좌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강좌내용은 자기자신의 개성미를 살리는데 가장 잘 어울리는 머리손질·화장·옷맵시 뿐 아니라 좀더 당당하고 세련된 걸음걸이, 자연스런 표정과 자세로 카메라 앞에서는 법 등을 종합적으로 지도한다.
『아무리 예쁘게 화장하고 값비싼 옷을 입어봤자 구부정한 어깨로 팔자걸음을 걷는다면 멋이 나질 않습니다. 자, 어깨를 쭉 펴고 발끝을 긴장시킨 채 무릎끼리 서로 스치도록 걸어보세요.』
21일 오후 서울 논현동 모델 코리아에서는 30∼40대의 주부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강습소 바닥의 직선 위를 걸으며「멋 내기의 기본자세」를 익혔다.
벽면의 대형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표정을 가다듬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어깨를 바로잡는 등 사뭇 진지하고도 열띤 분위기. 지난 15일부터「주부 차밍스쿨」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들은 1주일에 4회씩 3개월 동안 광고 및 패션 모델의 연기·걷는 자세·분장 외에도 에어로빅·재즈댄스 등을 통해 결혼이후 불어난 군살을 빼고 주부 나름의 우아하고도 세련된 몸가짐을 익혀왔다. 수강생들은 두 자녀의 어머니인 정미경 씨(37)처럼『외출할 때마다 개성 있게 멋 내고 자신 있게 나서고 싶어서』라든가『길을 가다가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옷매무새며 걸음걸이가 너무 볼썽사나와져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경우가 대부분.
그런가 하면 박혜영 씨(41)처럼『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멋쟁이가 돼 가족과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싶다』면서 교육이 끝난 뒤 광고 및 패션쇼의 모델로 활약할 것을 꿈꾸는 주부도 있다.
사실상 주부대상의 광고에는 식상할 정도로 늘 등장하는 직업모델보다 참신하고도 친근감을 주는 주부 모델을 찾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훈련된 주부모델들의 활동무대는 앞으로 더욱 넓어지리라는 것이 모델코리아 김수정 회장의 이야기다.
지난 12월부터 3개월 과정의 주부모델교양교육을 끝내고 오는 4월3일부터 제2기 교육을 새로 시작하는 모델 모델에는 부평이나 대구에서 달려오는 열성파 주부들도 있을 정도. 모델 모델기획실 김영선 씨는『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문득 겉늙고 매력 없는 자신을 깨닫고는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출세한 남편이 부인도 자신의 신분과 지위에 걸맞은 멋과 예절을 익혀야한다며 부인을 데려오는 예도 흔하다』고 말한다.
또 이 교육을 통해 오래된 옷이나 일반 기성복에다 스카프·브로치 등 간단한 방법으로 변화를 주어 맵시를 살리는 법, 정장과 캐주얼을 센스 있게 조화시키는 요령, 자연스런 표정과 걸음걸이 등을 익히고 난 주부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젊음과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한편 동방플라자 문화교실을 비롯한 각 문화센터의 주부대상교양강좌 중 걸음걸이·파티예절·옷맵시·앉는 자세·화장법 등을 지도하는「차밍교실」류의 프로그램들도 멋 내기에 관심 많은 주부들로 성황을 이루고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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