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 바닥 모르는 추락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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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다.주가는 연일 하락해 7개월 만에 50만원대로 떨어졌다. 올 초 보통주만으로 100조원을 자랑하던 시가총액도 84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일각에선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 주가가 바닥을 치며 다시 반등할 것"이란 조심스런 기대감도 나온다.하지만 '나홀로 부진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미국 경제 불확실성으로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고 있는데다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바닥은 어딜까=삼성전자는 전날인 7일 50만원대가 무너진 데 이어 8일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57만5000원까지 밀렸다.특히 이날엔 외국인 매물이 740억원 가량 쏟아지면서 4.01%나 하락해 코스피 지수(-3.44%)보다 낙 폭이 컸다.

8일 하루동안 사라진 이 회사의 시가총액만 3조원이 넘는다. 지난 1월31일 전고점(74만원)과 비교해서 주가가 이미 20% 이상 빠진 상황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주가가 조만간 55만원 대까지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동양종금증권 이문한 연구위원은 "주력 제품인 LCD와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올들어 계속 하락한게 실적 부진과 주가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을 이용해 주식을 적극 팔아치우는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D램 가격 단합 의혹으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릴 공산이 커진 것도 주가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언제쯤 반등할까=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에서 단순한'1등주'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지난해 연초에 지수 1000시대의 물꼬를 튼 것도 이 회사가 내놓은 10조 순익이란 '깜짝 실적'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엔 이 같은 '삼성전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부진했던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역시 환율 급락과 주력제품의 가격 하락 탓에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1조4000억원에 못미치는 1조3000여 억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투자자들은 실적 회복과 주가 반등 시점을 하반기쯤으로 기대한다.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3분기엔 휴대폰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이 살아나 영업이익도 1조8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CLSA증권은 이날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3년 새 가장 낮게 떨어졌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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