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높아지는 탈원전 정책 폐기 목소리…경북도의회, 결의안 채택

중앙일보

입력

지난 29일 경북도의회 제305회 제2차 정례회 중 제4차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경북도의회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 29일 경북도의회 제305회 제2차 정례회 중 제4차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경북도의회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사진 경북도의회]

국내 원전 24기 중 절반인 12기가 위치한 경북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북 동해안 5개 지자체가 탈원전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경북도의회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경북도의회는 29일 열린 제305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재석의원 44명 중 4명이 기권한 가운데 33명이 찬성하고 7명이 반대했다.

경북도의회 "급진적 탈원전으로 지역 민생 벼랑 끝 몰려" 

결의안에는 4가지 요구사항이 담겼다.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철회와 원전 내 무단 방치하고 있는 사용 후 핵연료 역외 반출 ▶원전해체연구소를 경북에 설립 ▶영덕 천지원전 건립에 따른 자율유치가산금 380억원의 반환 추진 중단과 피해지역을 위한 대안 사업 추진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등이다.

곧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월성 원전. 대책을 서두른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맨 오른쪽이 가동을 멈춘 1호기다. [뉴스1]

곧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월성 원전. 대책을 서두른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맨 오른쪽이 가동을 멈춘 1호기다. [뉴스1]

경북도의회는 결의안에서 "정부의 급진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지역 경제는 침체되고 민생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북 도민들은 말할 수 없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소통과 신뢰를 최우선시한다면서도 정작 탈원전 정책은 한수원을 앞장 세워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경북도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을 정치적 이념으로 몰아가고 있는 동안 탄탄했던 원전 산업은 총체적 부실로 변해가고 기업들은 원전 전문인력 감축과 함께 성장동력을 상실하는 등 도산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40여 년간 이어온 정책을 한순간에 헌신짝 버리듯 하니 어떻게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결의안이 법적 효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북도의회는 결의안을 대통령 비서실, 국회, 국무총리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제출해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경북 동해안 상생협의회가 지난 16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제2차 정기회의를 갖고 공동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헌린 울릉군 부군수, 이강덕 포항시장, 주낙영 경주시장, 이희진 영덕군수, 전찬걸 울진군수가 원전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에 공동 대응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사진 경북 포항시]

경북 동해안 상생협의회가 지난 16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제2차 정기회의를 갖고 공동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헌린 울릉군 부군수, 이강덕 포항시장, 주낙영 경주시장, 이희진 영덕군수, 전찬걸 울진군수가 원전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에 공동 대응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사진 경북 포항시]

앞서 경북 동해안에 위치한 5개 지자체도 정부에 탈원전 대책을 세워 달라는 내용의 공동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경북 경주시·포항시·영덕군·울진군·울릉군은 지난 16일 경주시청에서 "중앙정부는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에 따른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적절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15년간 추진해 온 정부 약속사업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기사

한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있던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시공이 중단됐다. 영덕 천지 1·2호기도 토지 매입이 한창 이뤄지던 중 백지화됐다. 2022년까지 수명을 연장했던 경주 월성 1호기도 조기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 현황. [중앙포토]

국내 원자력 발전소 현황. [중앙포토]

경북도에 따르면 신규원전 폐지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지역의 경제적 피해는 9조5000억원 수준이다. 사회경제손실 비용 약 4조4000억원, 못 받게 되는 지원금 5조1000억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