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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간부가 인사 공개 항명 "백남기 사태 때문에 승진 배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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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단행된 경찰 치안감 승진인사에서 누락된 한 경무관이 경찰 고위직 승진인사에 대해 공개 항명해 파장이 일고 있다.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이날 인사 발표 후 서울청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실적우수자, 고생한 사람이 반드시 승진되고 능력과 자질이 안되는 사람은 대통령의 빽을 써도 안되는 인사 풍토가 조성되기 바란다”며 현정부의 경찰 승진인사를 비판했다.

송 부장은 2014년 1월 경무관으로 승진해 지방경찰청 부장을 거쳐 2015년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을, 2017년부터는 경비부장을 맡아 집회·시위 관리 등 서울지역 경비업무를 책임졌다.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송 부장은 “저는 3년간 경무관으로 근무하면서 탄핵관련 촛불집회 관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호, 19대 대선경호 경비, 인천아시안 게임 경비 등을 치루며 치안성과 평가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며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자리는 집회시위 관리와 대통령 경호를 주 임무로 해 근무강도가 가장 높은 직책 중 하나로, 전임 경비부장은 1~2년내에 승진했지만 저는 3년을 근무하고도 승진에서 배제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송 부장은 2015년 11월 발생한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이 자신의 인사의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여겼다. 송 부장은 “저에게 책임을 묻기에는 예측과 기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라며 “백남기 농민 사건 발생 지역 외의 훨씬 더 격렬했던 지역 집회를 관리하느라 그 지역은 개입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역 입직경로 등 안배 위주 인사는 자칫 정치권 나눠먹기, ‘일 따로 승진 따로’ 인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 정부 경무관 이상의 고위층 승진 인사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경무관 네 명을 치안감으로 승진시켰다. 김진표 경찰청 대변인, 노승일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김재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조용식 서울경찰청 경무부장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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