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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프로그램 설치할 수 있다 20% … 모바일 백신 치료는 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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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초연결사회 고령화 그늘 

올 3월 만 65세가 돼 지하철 무료이용 카드를 받은 김모씨는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한다. 주로 카톡·뉴스 보기, 사진 촬영 등의 기능을 사용한다. SNS나 동영상 촬영·편집 등에는 익숙하지 않다. 김씨는 “정보통신(ICT)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내가 뒤처지는 것 같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인 디지털 역량 일반인 절반 #산학협력 재교육 강화 힘쏟아야

노인을 비롯한 한국 장년·노년층은 급속한 디지털 정보화를 얼마나 따라가고 있을까. 해마다 향상되고 있긴 하지만 일반인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 올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개한 ‘2017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는 이런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과기정통부는 PC·모바일 등 유선·무선 정보통신기기나 인터넷을 얼마나 이용하는지 전국 1만5000명을 면접 조사했다. 디지털 정보 접근 수준, 디지털 역량, 디지털 활용 수준 등을 조사했다. 55세 이상 장년·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인의 58.3%다. 지난해(54%)보다 약간 향상됐지만 차이가 여전하다. 분야별로 따지면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89.9%로 꽤 높다. 하지만 디지털 정보화 역량은 41%, 활용 수준은 59.9%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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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65.7%다. 일반인(88.7%)보다 상당히 낮다.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 중 7.5명(일반인 9.2명)이다. PC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삭제하는 등 PC 이용 능력이 20% 안팎이고, 모바일은 19%(악성코드 검사·치료)~47%(환경 설정)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55~74세 인터넷 이용률은 64.3%다. 유럽연합(EU) 28개국 평균(60.9%)보다 높긴 하지만 아이슬란드(93.7%), 룩셈부르크(92.9%), 덴마크(91.8%) 등에 비하면 매우 낮다.

장노년층이 ICT에 거리가 먼 것만은 아니다. 재교육을 잘하면 일반인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정유사 사무직에서 은퇴한 이문희(64·부산시)씨는 지난해 부산동의대 평생교육원 어르신정보화대학에서 드론·사물인터넷 등을 배웠다. 올 4월 ‘드론5060 협동조합’을 창업해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평생교육원 학생들에게 드론을 판매했다. 이 고문은 “정유사 사무직원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수가 된 게 뿌듯하다. 일이 너무 재미있고 취미에 맞다”고 말했다.

이씨가 드론의 기수가 된 건 동의대·부산시·산업계 등이 힘을 합해 재교육 과정을 만들고, 시장형 사업자가 될 수 있게 지원했기 때문이다. 동의대 김기혁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노인이 어떻게 드론을 할까’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어르신들에게 여러 분야의 IT 기술을 교육해 보니 드론만큼 흥미를 느끼고 잘 따라오는 게 없다. 지자체가 이런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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