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600선 무너진 코스닥 … 분위기 바꿀 테마주 없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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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코스닥시장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초 750포인트 고지를 넘었던 코스닥 지수는 최근 두 달 동안 600포인트 대에서 지루한 걸음을 계속하다 끝내 600포인트 아래로 주저앉으며 반등의 계기를 못 찾고 있다.

5일 코스닥지수는 598.71포인트로 마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7개월 여만에 500포인트 대로 밀렸다. 지난달 8일 이후 한달 새 13.46%나 빠진 것이다.

개인 거래 비중이 90%에 달하는 코스닥시장에서 '개미'들은 올 들어 1조1719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기관이 65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이탈로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

개인들의 시장 참여를 보여주는 회전율도 1월 108.12%에서 지난달엔 63.12%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조정이 길어지면서 개인들마저 손을 털고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코스닥의 추락은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실적과 무관한 이벤트성 테마주가 시장을 이끌며 지수상승에 기여했지만 올해는 테마주 열기가 식으며 실적 장세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외부 영향으로 반도체와 LCD를 비롯한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해지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에 비해 실적이 좋은 종목들은 급락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LG텔레콤이 연초 대비 94.28%, 네오위즈가 86.05% 오르는 등 1분기 실적이 좋은 종목은 오히려 급등했다.

삼성증권 홍기석 증권조사파트장은 "코스닥시장엔 이미 알려진 악재 외에 특별한 악재는 없지만 별다른 호재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550포인트까지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기 바닥을 확인한 종목이 많아 곧 반등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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