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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돗물에 오염물질 함유"|연대 환경공해 연구소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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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천만 서울시민이 사용하는 가정용 수돗물에 암을 유발 할 수 있는 물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기오염물질이 많이 섞여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가 없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 환경공해 연구소(소장 정용 교수·예방의학)가 팔당·구의동·보광동 등 3개 정수 장과 가까운 거리인 잠실동·답십리 1동·홍제 3동, 그리고 먼 거리인 반포3동·미아5동·불광 1동 등 6개 지점의 가정용 수돗물을 대상으로 지난 87년 7월과 11월에 각각 시료를 채취, 분석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휘발성유기오염 물질중 발암물질인 THM(Triha1omethanes)의 가정용수 평균농도가 ▲클로로포름 4·14ppb ▲디클로로브로모메탄 3·29ppb ▲디브로모클로로메탄 0·6ppb가 검출됐다는 것.
이밖에 상수원수가 심하게 오염됐을 때 검출되는 화학오염 물질인 다핵 방향 족 탄화수소 류는 총 19종의 측정항목 중 정수(가정에 보내기 전 정수 장에서 정수된 상태의 물)에서 13종, 가정 수에서 14종이 검출됐는데 이 성분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Benzopyrene)의 경우 가정 수에서 평균 5.7ng/ℓ가 검출돼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 10ng/ℓ이하였으나 지점별로 최고 27.62ng/ℓ를 기록, 위험수위를 약 2배나 크게 넘어섰다는 것.
WHO의 보고에 따르면 수중에는 2천 종류 이상의 화학오염 물질이 있는데 이중 7백50종정도가 음료수에서 확인되고 있다. 정교수는『이중 6백 종 이상이 유기오염물질이고 여기에는 발암성 물질과 돌연변이 원성물질, 그리고 독물학적활성을 가진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벤조피렌 등은 상수원수로 흘러드는 산업폐수는 물론 생활하수, 농약의 잔 유량 등 이 큰 원인이 된다.
벤조피렌의 경우 WHO의 기준치 10ng/ℓ는 하루2ℓ씩의 물을 10만 명이 마셨을 때 1명의 암 환자가 발생할 확률을 수질기준 권고 치로 정한 것. 정 교수는『따라서 벤조피렌의 농도가 서울시 가정 수에서 최고 27.6ng/ℓ이므로 앞의 계산에 따르면 인구 1백만명당 27.6명의 암 환자가 발생할 확률이 나온다』고 계산했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산출한 클로로포름의「건강 위해도」는 1ppb당 1.7×10-6이 발암 위해 도로 이 수치의 의미는 한사람이 1ppb의 클로로포름이 함유된 음료수를 하루 2ℓ씩 70년간 마셨을 때 암이 발생할 개인위험도. 이 수치를 인구집단에 적용, 해석할 경우 1ppb의 클로로포름이 함유된 음료수를 1백만 명이 마셨을 때 1년간 암 발생률이 1백만 명 중 1·7명이 되며 이것을 인구집단의「위험도」라고 한다. 이 계산에 따르면 서울시 대상 가정수의 평균 THM의 농도가 8.03ppb이므로 1천만명 중 1년에 47명의 암 환자가 발생할 확률.
THM이 생기는 원인은 상수원수를 정수 장에서 소독할 때 쓰는 염소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가정용수의 경우 잔류염소량은 0·2∼0·5PPM으로 규정되고 있으나 과다하게 용해될 경우 물 속의 여러 유기물질에서 유도되는 휴믹 산 또는 풀빅 산등과 결합, THM을 만들어 낸다는 것.
실제로 정 교수 팀이 7월과 11월 조사한 6개 지점의 가정용수의 경우 평균 염소이온 농도는 각각 10·26, 7·88PPM을 기록했다.
염소가 갖는 부작용 때문에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염소대신 오존이나 자외선 등을 이용해 상수원수를 소독하고 있는 실정.
한편 서울시 상하수국 이상훈 기전과장은『서울시 수돗물의 경우 THM은 선진국의 규제치 0·1PPM이하로 유지하고 있고 잔류 염소량도 0·2∼0·5PPM의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과다하게 검출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하고『간혹 배수관이 낡아 파괴돼 불순물이 섞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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