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상님, 삿된 액운을 막아주소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11호 20면

‘우리 조상의 그릇, 한국의 제기전’

김상인 작가의 백자로 차려진 제기상

김상인 작가의 백자로 차려진 제기상

서울 홍지동 언덕배기 주택가 안쪽에 자리한 쉼박물관은 독특한 곳이다. 개인 주택 안방으로 쓰던 곳을 개조해 커다란 꽃상여를 전시해 놓았고, 집안 곳곳에는 꼭두를 비롯한 전통 상례용 물품이 그득하다. 박기옥 관장은 “삶과 죽음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쉼’이라는 맥락에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한 번 왔다가 한 번 가는 삶, 뭘 그리 아옹다옹하며 사느냐”고 말한다. 용수판(龍首板)은 상여 가마에서 관의 윗부분인 보개 앞뒤에 부착하는 반월형의 판인데, 잡신을 물리치고 혼령을 지키는 벽사(僻邪)의 의미가 담겨 있다. 쉼박물관의 용수판 소장 규모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도깨비를 비롯, 용과 호랑이 등 액운을 막기 위한 다채로운 문양과 색채가 현대 설치미술 못잖다. 전시실에서는 놋그릇과 백자 등 다양한 제기를 활용한 제기전을 시작했다.

다양한 용수판들

다양한 용수판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김경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