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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국회 앞 집결 “문재인 정부, 더는 촛불정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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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노총 광주본부 조합원이 21일 광주시 북구 중흥동 거리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이날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착취라며 반발했다. [뉴스1]

민주노총 광주본부 조합원이 21일 광주시 북구 중흥동 거리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이날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착취라며 반발했다. [뉴스1]

‘우리는 오늘 문재인 정부가 더는 촛불정부가 아님을 통보한다.’ 21일 오후 늦가을 비가 내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스크린에 경고 문구가 떴다. 총파업 투쟁의 사회를 맡은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2016년 겨울 촛불을 들고 정권 교체를 이뤘지만 당시 약속들이 지금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며 “촛불을 꺼뜨린 문재인 정부 개악을 막고 사회 대개혁을 추진하자”고 외쳤다.

전국 14개 지역서 총파업 집회 #민노총 측 “16만명 동참” 주장 #정부 “총 9만명, 7만은 현대·기아차” #김천에선 조합원이 공무원 폭행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저지 등을 주장하며 전국 14개 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는 보건의료노조 및 공공운수노조 등 산하 지부 조합원 1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노동시간 단축을 없던 일로 하려고 한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기계를 멈추고 일손을 멈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멈추게 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노동착취-규제완화 개악을 밀어붙일 경우 제2·제3의 총파업을 일으키고, 12월 1일 전국 민중대회 총력 집결을 비롯해 사회 대개혁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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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앞 집회에선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노골적 비판이 이어졌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요즘 농민들은 청와대에 늑대정권을 몰아냈더니 여우정권이 들어섰다고 문재인 정권을 비판한다”며 “문 정부의 노동공약은 파기됐고, 노동법은 개악됐으며,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은 무력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정부를 “부자정권, 재벌정권, 미국에 놀아나는 정권”이라며 “쌀값 조금 올랐다고 서민과 농민을 서로 대립시키는 교활하고 비겁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 김천에서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가 끝난 뒤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원 유모(58)씨가 화장실을 사용하고자 김천시청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공무원 김모(37)씨에게 가로막히자 욕설을 하며 뺨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날 김천지역 300여 명의 노조원들은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통합관제센터에 근무하는 기간제 관제요원 36명 중 20명이 민주노총 노조원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적으로 16만 명의 조합원이 총파업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약 9만여 명이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80여 개 사업장에서 파업에 참여했으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만8000여 명 및 2만9000여 명 등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민주노총이 연 집회가 경찰에 신고된 전체 집회의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민주노총이 신고한 집회는 6602건으로, 전체 집회 6만7168건의 9.8%를 차지했다. 하루에 21건이 넘는 집회를 민주노총이 신고한 셈이다.

김다영·김정연·백경서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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