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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만 때리는 한국당···"이재명 대권 어렵다 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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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차도살인”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 나오는 얘기다. 21일에는 ‘혜경궁 김씨’ g메일과 동일한 다음ID(khk631000)가 수사 착수 직후 탈퇴 처리됐는데 마지막 접속지가 이 지사의 자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 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차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당 내부에선 계속 파열음이 나고 있다.

2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 정책 세미나'에 참석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연합뉴스]

2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 정책 세미나'에 참석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연합뉴스]

평소 이 지사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정치스타일상 결코 본인 스스로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지사는 계속 이 재판을 끌고 가면서 임기를 채울 생각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난 8월 ‘조폭 연루설’에 휩싸인 이 지사의 거취가 당 대표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을 때 “이재명은 민주당의 ‘계륵’과 같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지사는 민주당이 버리지도 못하고 갖고 있지도 못한다. ‘관둬라’ ‘지키자’ 등의 말이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 대표 경선 당시 이 지사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했던 김진표 의원의 입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거취에 대한 제 기본적 생각은 이미 전당대회 때 말씀드렸고 이 지사가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면서도 “당의 분열을 일으키는 문제여선 안되고 당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은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 지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은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 지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야당은 이 지사 보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려하고 있다. 김정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여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인 상황이 됐다”며 “선거 때는 그토록 이 지사를 ‘믿고 뽑아 달라’더니 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만들 하라’던 이해찬 대표는 도대체 뭘 ‘그만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은 여당이자 공당으로써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연합뉴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19일 “위선과 오만으로 후안무치한 이재명부부는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경찰조사가 맞다면 민주당은 부도덕한 인물을 공천한 것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출당 논란을 잠재운 이 대표에게도 명백히 책임이 있다”고 논평했다.

이정렬(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지난 6월 11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연합뉴스]

이정렬(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지난 6월 11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연합뉴스]

특히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나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기 보다는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날선 발언을 쏟아내곤 했다. 이를 두고 국회 관계자는 “한국당은 이 지사가 이미 차기대권에서 멀어졌다고 보는 것 같다”며 “가만 둘수록 민주당이 곤란하니 일종의 ‘차도살인(借刀殺人ㆍ제3자를 활용해 적을 제거함)’ 전략을 쓰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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