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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견인하던 빅5 'FAANG' 20%이상 급락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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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를 견인해 온 기술주들이 19일(현지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선반영된 현상이라 단기간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주 애플 "생산 대폭 축소" #글로벌 경기둔화·무역분쟁 영향 #페이스북·아마존·구글·넷플릭스↓ #전문가들, "약세장 진입" 분석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페이스북은 5.7%, 아마존은 5.1% 하락을 기록했다. 애플과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도 각각 4%, 5.5%씩 주가가 내렸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3.8%) 역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들 5개 종목은 각 이름의 머리글자를 딴 ‘FAANG’으로 불린다.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아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기술주들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FAANG이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통상 최근 1년(52주) 중 가장 높았던 주가보다 현재 주가가 20% 넘게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이날 하락으로 페이스북은 52주 전고점 대비 주가가 39.5%나 빠졌다. 애플을 비롯한 나머지 종목들도 20%대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하락세가 단순 투자심리에 따른 움직임이 아니라는 데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타격을 입은 데 대해 주가가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대장주 애플은 생산 축소 뉴스가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애플이 아이폰 XS와 아이폰 XS 맥스, 아이폰 XR에 대한 부품 생산주문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XR의 경우 애플이 당초 주문했던 부품 수량을 취소하고 10월 말 이전의 3분의 1수준으로 주문을 대폭 줄였다고 WSJ는 전했다.

 이는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새 스마트폰 수출시장인 신흥국들이 경기 하강 국면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애플 주가는 이미 이달 초 분기실적 발표 이후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JP모건은 최근 애플 목표 주가를 두 번 연속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1조 1300억 달러까지 올랐던 애플 시가총액은 882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하락장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회사 TD아메리트레이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JJ 키나한을 인용해 “투자자들이 무역 불확실성과 2019년 구매력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술주의 가격을 재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IAA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술주들이 미국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3가지 위협에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5.78포인트(1.6%) 하락한 2만5017.44로 마감했다. 기술주가 모여있는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19.40포인트(3.03%) 하락한 7028.48을 기록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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