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티토 사후 최대 숙청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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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오그라드로이터·AP·AFP=연합】유고슬라비아가 코소보자치주를 진원지로 한 대규모 유혈민족분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고있는 가운데 당국이 2일 분규를 촉발시킨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는 전 공산당지도자 등 코소보지역 지도급 인사를 대거 체포하는 등 군부투입에 이은 초강경 대응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티토」사후 유고 최대규모의 숙청선풍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소보 주 정부관리들은 이날 전 코소보 공산당지도자 「아젬·블라시」 및 코소보공산당중앙위원을 역임한 「에크템·아리피」를 비롯, 분규촉발지인 아연광산 고위관계자 2명 등 모두 16명의 지도급 인사들을 알바니아계 주민의 파업 및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하면서 추가검거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체포된 인사 중 「블라지」는 지난달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중앙위에서 축출된 거물로, 알바니아계주민들의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어 그에 대한 당국의 조치가 코소보 주민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1백70만 알바니아인을 자극, 새로운 유혈사태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코소보에는 지난 주말 시위발생 후 군대가 진주한 가운데 부분적인 비상사태가 계속되고있는데 2일에는 폭우로 이렇다할 소요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자동화기로 무강한 군인이 순찰하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AP및 AFP 기자 등 외신기자 3명이 체포되는 등 언론에 대한 통제가 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알바니아계 주민은 당국이 파업중인 주민들에게 직장복귀를 지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블라시」 등이 체포된 데 대해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일 것이며 코소보의 자치권축소를 헌법에 명시하는 문제를 심의하기 위해 코소보의회가 소집되는 오는 15일 본격적인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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