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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 '사상적 리더' 김영래 아주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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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매니페스토 운동사의 '사상적 리더' '이론적 지도자'는 아주대 김영래(60.정치외교학.사진) 교수다. 유문종 매니페스토추진본부 집행위원장을 얘기하면서 김 교수를 빼놓을 순 없다. 김 교수는 매니페스토추진본부의 상임 공동대표다.

'지방의 행동이 세계를 움직인다(Local action moves the world)'는 문장에 그의 신념이 응축돼 있다. 그는 2002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 시민운동가의 한 사람으로 참석했다. 이 문장은 그 회의가 채택한 강령이다.

일본 게이오(慶應)대 연구교수 시절, 김 교수는 2003년 중의원선거와 지방선거를 강타한 매니페스토 운동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한때 시민사회의 낙천.낙선운동을 이론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시민사회 정치운동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런 김 교수에게 일본의 매니페스토 운동은 한국의 선거문화를 바꿀 수 있는 해답으로 느껴졌다.

낙천.낙선운동처럼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운동, 후보자 중심이 아닌 유권자 중심의 운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는 게이오대 교수.연구원들과 함께 매니페스토 연구회를 조직해 활동했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유문종씨 등 젊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이 운동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시민단체와 선관위, 언론과 각 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협치가 이뤄진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면 2007년 대선 때는 더 업그레이드된 운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공을 기대했나. 성공의 비결이 있다면.

"이처럼 빨리 확산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정치문화가 정책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던 측면이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책선거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기 때문에 호응을 얻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메이저 시민단체들과의 협조가 좀 어려웠다. 시민운동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시민단체들이 각기 다른 운동을 펴는 게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많은 시민단체가 참여했으면…'하는 아쉬움은 있다."

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