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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놓고 내분 일었던 '문팬'…"경선 통과시킨 민주당도 책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6.1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6월 11일 경기 구리시 수택동 돌다리사거리 유세에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6.1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6월 11일 경기 구리시 수택동 돌다리사거리 유세에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팬카페 '문팬'이 문 대통령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 이재명 지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17일 경찰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카페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해 "문파들의 주장은 옳았다", "이재명을 용서할 수 없다", "탈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숱한 의혹이 제기된 이 지사를 경선 과정에서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민주당은 '혜경궁 김씨' 수사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언론을 통해 "법원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당헌·당규상으로도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면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게 돼 있다"고만 밝혔다.

이 지사 관련 논란은 여권 지지자들에게는 오랜 내분 요소였다. 이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과도하게 비방한 것과 더불어 혜경궁 김씨 의혹,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의 의혹이 연이어 터져나오자 이 지사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6·13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는 이 지사를 민주당 후보로 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여권 지지자 일각에서 나왔고, 이 지사가 경선에서 승리하자 이 후보 거부 운동도 벌어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경선 상대였던 전해철 의원은 트위터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했고 일부 강성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신문 광고를 게재했다.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는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6월 11일 국내·외에 거주자 1432명의 의뢰를 받아 이 지사의 부인 김씨와 성명불상자 1명 등 2명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을 통한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 변호사는 '문팬'에 지지를 호소했고 문팬 운영진은 "혜경궁 김씨 찾는 일에 노력하겠다"는 공식 성명을 내면서 이 변호사를 돕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이런 대응은 온건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방선거 때는 "이 지사를 거부하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하란 말이냐"고 맞서면서 내분은 격화됐다. 특히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이 지사에게 대한 의혹 제기는 "갈라치기 공작(내분을 유도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주장하며 이 지사 측에 힘을 실어주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11월 17일 경찰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김씨이며 검찰은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추후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세부적인 판단 결과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의) 송치 지휘에 따라 19일쯤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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