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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320만원, 골프관광 146만원···돈 궁한 北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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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북한은 지난 여름 15만명을 동원해 준비한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이어 어학연수와 골프대회를 이용해 외국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북한의 평양골프장 클럽하우스. [중앙포토]

북한의 평양골프장 클럽하우스. [중앙포토]

영국의 루핀여행사(Lupine Travel)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9월 5~6일 평양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국제골프대회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북한은 2011년 이 대회를 연 이후 2016년까지 여섯 차례 대회를 개최한 뒤 중단했다. 그런데 3년 만에 대회가 재개된다는 게 여행사측 설명이다. 이 여행사는 ‘노스코리안 오픈’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관광객을 모집중이다. 골프대회 참가와 평양 주변을 관광하는 상품이 999파운드(146만원)부터다.

평양골프장 전경도 [중앙포토]

평양골프장 전경도 [중앙포토]

 여기에 북한은 내년 7월부터 김철주 사범대학(평양)과 청진의 대학에서 어학연수 관광을 포함한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만들어 외국인들을 모집하고 있다. 한달 코스의 비용은 2399유로(약 320만원)이고, 열흘 코스는 1495유로(191만원)로 책정됐다.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우방 국가들의 외교관이나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김일성종합대학 등에서 어학연수를 시킨적은 있다. 교환학생 방식이다. 그런데 불특정 다수의 외국인에게 돈을 받고 어학 연수 프로그램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래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주요 외화 수입원인 석탄 수출이나 노동자, 식당 등의 해외 경제 활동이 위축되자 타개책으로 관광을 활용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북한은 이전부터 관광에 대한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해외 문화 유입이나 주민들의 외국인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한적인 관광을 했다”며 “최근에는 대북제재 예외 사항인 관광을 통해 외화 수입에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관광을 활용해 외화수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어학연수나 골프 이외에도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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