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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7000만원짜리 벤츠가 구형···"판매왕에게 속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년에 생산된 것으로 알고 메르세데스-벤츠 S400을 구매한 남성이 판매처에 하소연했지만, 판매처는 교체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2018년에 생산된 것으로 알고 메르세데스-벤츠 S400을 구매한 남성이 판매처에 하소연했지만, 판매처는 교체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지난 5월에 1억7000만원짜리 메르세데스-벤츠 S400을 구입한 한 소비자가 자신의 차량이 올해가 아니라 지난해 제조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올 5월 벤츠 S400를 사기 위해 국내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던 건설업자 A씨(44)는 어렵게 더클래스 딜러 B씨로부터 해당 차량을 구입했다. 자신을 ‘벤츠 판매왕’이라고 소개한 딜러 B씨는 국내에 딱 한 대 남은 차를 찾아냈다고 했고, A씨는 ‘역시 판매왕은 다르구나’란 생각으로 지난 5월 3일 이 차를 구매했다.

하지만 A씨의 기쁨으로 오래가지 않았다. 앞뒤에 설치된 DMB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화면 깨짐 현상으로 A씨는 벤츠 측으로부터 구매와 함께 DMB 리콜통지문을 받았다.

A씨는 “포털사이트 검색을 해보니 벤츠 S클래스 ‘DMB 먹통’은 이미 작년 5월부터 알려졌고 보도도 됐다”며 “그런데도 해당 딜러는 이런 얘기는 전혀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를 계기로 해당 차량 생산연도가 올해가 아니라 작년임을 알게 되면서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이어 A씨는 “국내 판매점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던 물건을 찾아내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본 것 같다”며 억울해했다.

A씨는 당연히 2018년에 생산된 것으로 알고 승용차를 구매했지만, B씨는 “판매된 차는 2017년 연식(제작연도)이지만, 연형(해당연도 대표 주력모델로 제조된 차)은 2018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밝혔다. B씨는 이어 “수입차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다소 긴 운송 기간으로 올해 판매되더라도 작년에 생산된 차량일 수 있다”며 “언제 생산된 차량인지를 딜러가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이사실을 안 A씨는 “올해 만들어진 신차로 바꿔 달라고 벤츠 한국본사에 하소연해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안 된다‘는 말뿐”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단체 등에 억울함을 호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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