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선거 현수막도 "재활용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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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에 사용된 현수막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해 보셨습니까. 환경부에 따르면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출마자 1만900여 명의 현수막은 총 7만8900여 개(약 205t)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선거 뒤 일선 시.군.구는 이의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2일 불법 소각.매립을 우려해 재활용 지침을 긴급 배포할 정도입니다.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현수막은 태우면 유독물이 발생하고 땅에 묻어도 잘 썩지 않아 오염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북 구미시가 선거 현수막을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이미 각 읍.면.동에 공문을 보내 현수막 수거를 지시했습니다. 구미시 고아읍 원호1리 경로당에 설치된 '현수막 재활용 사업장'에서 재활용품 수거용 부대(가로.세로 80×100㎝) 등으로 만들기 위해서랍니다. 노인에게 일자리(인건비 월 20만원)를 주고 불법 현수막 재활용을 위해 4월 문을 연 이곳에선 65세 이상 노인 12명이 재봉틀 3대 등으로 하루 4시간씩 일해 매월 2000장의 현수막 부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부대는 주택가에 공급돼 재활용품 수거에 사용됩니다. 구미시는 최근 부대를 15×20㎝(가로.세로)로 만들어 금오산 등산로 복원에 필요한 흙 운반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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