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또 주사 맞고 초등생 사망…두달새 네명째

인천의 한 병원에서 수액 주사(링거)를 맞던 초등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4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감기와 장염 증세로 실려 온 A군(11)이 링거를 맞던 중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장염 증세로 수액 맞던 초등생 숨져 #주사 사망 사건 인천서만 잇따라 #경찰, 부검 의뢰하는 등 조사 나서

링겔 맞고 있는 환자 [중앙포토]

A군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복통을 호소해 다음 날인 10일 오전 동네 소아청소년과에서 장염과 감기약 처방을 받았다.
그런데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A군의 부모는 11일 오후 1시쯤 A군을 데리고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A군이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황달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이상하자 차를 돌려 오후 3시쯤 해당 종합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측은 피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오자 A군에게 링거주사를 놓고 장염 치료제도 투여했다.
그러나 A군은 30여분 만에 식은땀을 흘리며 의식을 잃었다. 병원 측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A군은 결국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평소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군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병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인천연수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인천지역에서 주사를 맞던 환자가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9월 3일에는 인천 남동구의 한 의원에서 이른바 '마늘주사'를 맞은 여성 2명이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였다. 이들 중 한 명은 병원 치료를 받다 나흘 만에 숨졌다. 사인은 '세균성 패혈증'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3일에도 부평구 한 개인병원에서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링거 주사를 맞은 50대 여성이 심정지 증세로 사망했다.
26일에는 연수구의 한 병원에서 가슴 통증과 설사·복통 증상을 보이던 40대 남성이 주사를 맞은 뒤 숨졌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는 등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현재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사망자들의 병력이나 해당 병원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