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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만 꺼내물어도 눈총 쏟아져" 남성 흡연율 역대 최저 38.1%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월 서울의 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스1]

지난 6월 서울의 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스1]

회사원 민모(37)씨는 군생활 이후 줄곧 피웠던 담배를 지난해 초 끊었다. 민씨는 “예전과 달리 담배를 꺼내 물기만 해도 주변 사람들의 눈총이 쏟아진다. 사내에서도 비흡연자가 많아지면서 담배 피러 나갔다 오기 눈치 보이는 분위기가 돼 금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민씨처럼 담배를 끊는 남성이 많아졌다.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본부가 11일 공개한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 흡연율은 38.1%로 199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최고치(51.7%)에 비하면 13년 만에 13.6%포인트가 줄었다.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한 2015년(39.4%) 보다 더 낮아졌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과거 담배에 대해 관대했던 인식이 담뱃값 인상, 경고그림 부착, 금연구역 확대 등 적극적인 금연 정책에 따라 달라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흡연자가 줄면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노출율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일주일 이내 담배 연기를 맡았느냐’는 질문에 직장에선 12.7%, 가정에선 4.7%, 공공장소(실내)는 21.1%가 그렇다고 답했다. 직장의 경우 2010년만 해도 간접흡연 노출율이 49.2%에 달했다. 가정과 공공장소도 각각 최고치인 18.5%(2005년), 58%(2013년)와 비교하면 급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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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과하게 마시는 사람은 늘었다. 성인 남녀 10명 중 4명(39%) 꼴로 한달에 한번 이상 폭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음은 한번의 술 자리에서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의 술을 마신 경우를 말한다. 2005년(36.2%)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남성 폭음률은 2010년(57.6%)이후 지난해 52.7%로 꾸준히 줄고 있지만 20~50대 모두 50%를 넘어섰다. 여성 폭음률은 2005년(17.2%)이래 계속 늘어 25%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여성의 폭음률(45.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날 함께 공개된 2018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ㆍ고교생 흡연율은 6.7%로 지난해(6.4%)보다 소폭 증가했다. 남학생 흡연율은 9.4%로 지난해(9.5%)와 비슷했지만, 여학생 흡연율이 3.1%에서 3.7%로 높아진 탓이다. 올해 청소년을 상대로 처음 조사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험률은 2.9%로 나타났다. 청소년 흡연자 중 43% 정도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경험했는데, 특히 고3 남학생의 경우 가열담배 경험률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율도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월 1잔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이 2016년 15%에서 2018년엔 16.9%로 높아졌다. 특히 ‘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남학생 소주 5잔 이상, 여학생 소주 3잔 이상)이 8.9%로 나타나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스더ㆍ남윤서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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