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알아?” 시민 무차별 폭행한 청와대 경호처 공무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전 4시쯤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36)씨가 시민을 마구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 SBS 뉴스8]

10일 오전 4시쯤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36)씨가 시민을 마구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 SBS 뉴스8]

청와대 경호처 공무원이 서울의 한 술집에서 시민을 마구 폭행하는 등 소동을 피워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청와대는 이 직원을 대기 발령 조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36)씨를 폭행‧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이날 오전 4시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술집에서 다른 손님인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씨가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같이 마시자며 합석을 권유했고, 술잔이 오간 뒤 자리를 떠났더니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에 폭행당한 A씨. [사진 SBS 뉴스8]

유씨에 폭행당한 A씨. [사진 SBS 뉴스8]

A씨는 SBS에 “(자리를 떠나자) 유씨가 ‘왜 여기에 있냐’며 폭행했다. 뒷덜미 잡고 2층으로 다시 끌고 가서 몇 대 더 때렸다. 쓰러뜨린 다음에 얼굴을 축구공 차듯이 10여 회를 가격하는데, 맞으면 죽겠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술집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유씨는 경찰관도 한 차례 때리고 욕설을 하며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소리를 질러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사진 SBS 뉴스8]

[사진 SBS 뉴스8]

유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씨의 신분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유씨를 일단 집에 돌려보냈다. 향후 그를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씨에게는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직원은 대기발령 조치됐으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