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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핫플, 문화예술 문턱 확 낮춘 20대들의 놀이터

중앙일보

입력

상하이에 있는 유잉 하우스(有营 HOUSE)에서는 매일 같이 다채로운 문화 이벤트가 펼쳐진다. 에디터 출신 사장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다.

20대 청년들을 위한 트렌디한 문화 공간 제공 #상하이 문화 랜드마크, 중국의 브로드웨이 꿈꿔

북 콘서트, 토크쇼, 강좌, 연극, 전시회 등 각양각색 문화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곳. 유잉 하우스는 주로 20대 젊은이들이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개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유잉하우스 웨이보]

[사진 유잉하우스 웨이보]

'문화 예술'...어렵지 않아요!

유잉 하우스의 탄생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던 샤오판(小饭)은 '문화 예술 청년의 집'을 표방한 유잉 하우스를 설립한다. 발음상 'you in house'라는 의미도 담고있다.

창업 초기, 청년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공연과 토크쇼를 주로 진행했지만, 곧이어 문화 예술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문화 예술보다는 엔터테인먼트쪽 수요가 많아요. 문화 예술이 혼자 감상하고 즐기는 행위라면, 엔터테인먼트는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죠. 바로 이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바꿔나갔습니다"

샤오판은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트렌디한' 소재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지금은 매일같이 엔터테인먼트적 성향을 띈 토크쇼나 음악쇼를 연다. 빈도의 차이일 뿐 강좌나 독서모임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잉 하우스 토크쇼 [사진 테크노드]

유잉 하우스 토크쇼 [사진 테크노드]

1000제곱미터에 달하는 유잉 하우스 공간은 서점, 공연장, 극장, 바(Bar) 등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술쇼, 밴드 공연, 북토크쇼 등 공연이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이 가운데 최근 선보인 독서대폭발(读书大爆炸)은 유잉 하우스 초창기 설립 이념에 가장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다.

"책을 안 읽는 이 시대 사람들을 해방(구원)하자"

샤오판은 "작가를 초청해 베스트 셀러나 대중이 관심을 갖는 책 한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관심을 갖게끔 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독서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조용한 공간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는 틀을 없애고, 토크쇼 혹은 콘서트의 형식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샤오궈원화(笑果文化), 카이신마화(开心麻花) 등 회사와의 IP제휴 외에,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이미 토크쇼, 음악쇼 등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보유 중이며, 10여 명의 래퍼, 가수, MC 등 연예인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베이징 798 예술구 [사진 바이두 바이커]

베이징 798 예술구 [사진 바이두 바이커]

상하이 문화 랜드마크, 중국의 브로드웨이 꿈꾼다

유잉 하우스는 향후 3단계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1단계는 유잉 하우스를 문화 예술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다. 베이징에 가면 798예술구를 방문하고 뉴욕에 가면 브로드웨이가 필수코스인 것처럼, 상하이에 오면 유잉 하우스가 떠오르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2단계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회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잠재력을 지닌 예술가와 가능성 있는 스타를 발굴해 다양한 플랫폼에 데뷔시켜 이윤을 창출할 계획.

마지막 3단계는 유잉 하우스를 플랫폼 혹은 제작사로 키워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 유잉하우스 웨이보(좌), 테크노드(우)]

[사진 유잉하우스 웨이보(좌), 테크노드(우)]

현재 티켓 판매는 '1회 입장권'과 '연회비' 두가지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은 단독으로 티켓을 판매하고, 그밖에 손님 입장 후 유잉 하우스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식사 및 음료) 2차 소비와 공간 대관료가 또 다른 수익원이 된다.

"손해만 보지 않으면 됩니다. 문화 회사는 자고로 콘텐츠와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정말 좋은 콘텐츠 하나가 나오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좋은 공연을 펼치는 가수 한 사람이 탄생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죠. 3년에서 5년의 훈련 기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됩니다"

10년간 활자와 부둥키며 살아온 에디터는 젊은이들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문화 예술 공연에 대한 벽을 허물었고, 20대들의 놀이터로 부상하고 있다. 상하이의 문화 랜드마크, 중국의 브로드웨이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이루어질까.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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