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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투자 매력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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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2006 씨티은행 투자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투자전략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아파트 값은 떨어진다고 하고, 땅 투자는 규제 때문에 할 수가 없고..."(고객 최모씨)

"동유럽 펀드에 가입해서 수익은 제법 났는데 환차손에 세금 떼고 나니 남는 게 없네요."(고객 이모씨)

1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 '2006년 한국씨티은행 투자박람회'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4000여명의 고객들이 찾아와 각종 강연과 세미나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참석자들은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원자재 투자와 해외 펀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향후 투자 화두는 실물투자='새로운 투자 대안은 원자재'라는 주제로 발표한 메릴린치 투신 박정홍 이사는 향후 늘어나는 중국 수요와 부존자원 공급량 감소 등으로 인해 원유.금.구리.설탕 등에 투자하는 실물 상품(Commodity) 투자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탐사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대규모 유전이나 광산 발견이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

특히 메릴린치는 최근 '외환 보유고를 활용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실물 투자 의향을 암시한 중국 중앙은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중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고를 1%만 증가시키면 1600만 온스의 금을 매수하게 되고 이는 전체 생산량의 20%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삼성투신 엄태종 글로벌사업본부장도 "주식.채권과 낮은 상관관계를 가진 실물 투자를 통해 분산 투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실물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비례해 움직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배당주 매력 부각될 것=주식 투자분야에서는 향후 배당주가 각광받을 것이란 의견이 많이 나왔다.

마이다스에셋 허필석 이사는 "한국 역시 기업의 이익성장 전망치가 낮아지는 등 고성장 국가에서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주보다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배당주는 배당 재투자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초과 수익을 내는 큰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일 세이에셋코리아 이사는 "배당형 펀드는 저위험 중수익을 지향하는 투자자에 적합하고 기존 성장주 투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분산투자 용도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펀드"라고 강조했다. 강연자들은 이와 함께 펀드도 유형별로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매출.이익의 안정성이 높지만 저평가돼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형과 매출.이익의 성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 그리고 규모에 따른 대형주.소형주 펀드 등 투자 유형을 다양화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해외펀드는 세금과 환차손에 주의해야=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해외증시 조정에도 불구,여전히 해외투자전망은 밝다"면서 "해외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진 지금이 진짜 투자 게임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 대해 발표한 프랭클린템플턴 전용배 상무는 "일본을 주목하는 이유는 기업수익 증가와 경기회복, 수급 개선 때문"이라며 "일본은 선진 시장이기 때문에 이머징 마켓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나 선진국 내에서는 일본 이외의 대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펀드는 환율 위험에다 세금이 전혀 없는 국내 주식형 펀드하곤 달리 차익의 15.4%가 세금으로 원천 징수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국내 펀드에 비해 시장 정보가 제한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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