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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집에서도 증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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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고등학교 정문 [사진 연합뉴스]

숙명여자고등학교 정문 [사진 연합뉴스]

 서울 숙명여자고등학교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쌍둥이 자매의 집에서도 증거를 확보했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교무부장 A씨(쌍둥이 아버지) 자택을 압수수색 했을 때 확보한 자료를 분석했더니 문제유출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자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자매끼리 시험을 치른 후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 내용 중에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며 “A씨 부녀 등 관련자 소환 조사는 마쳤고, 대학수학능력시험(15일)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숙명여고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경찰이 숙명여고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경찰은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 전화에 영어 시험 문제의 정답이 메모 형태로 있는 것을 발견해 이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해당 문제는 보기에 단어들을 주고 이를 순서대로 배열해 문장의 빈칸을 채우도록 하는 형식이었다. 메모는 시험 사흘 전에 작성된 것으로 휴대 전화에는 정답에 해당하는 구절 정도가 메모돼 있었다. 경찰은 “해당 문장이 포함된 지문은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은 아니고 학교에서 지정한 참고서에 있는 지문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영어 교사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바 있다.

경찰은 쌍둥이가 1학년 2학기 때 치른 시험 중에도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 당시 문제와 쌍둥이가 낸 정답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쌍둥이 자매의 이번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지난 학기 기말고사보다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해 다른 고등학교 교사 3명을 전문가 자격으로 불렀다. 지난 중간고사 때 문·이과 각각 전교 1등을 했던 쌍둥이 자매가 이번 학기 받은 성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차원이다.

 현재까지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이들은 쌍둥이 아버지인 교무부장 A씨와 전임 교장, 전임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6명이다. A씨 부녀는 현재까지 총 세차례씩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참고인 진술과 압수품 분석 내용 등을 최종적으로 살펴보면서, 추가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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