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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나눠주는 日야쿠자들…어린이 초청 ‘핼러윈 행사’ 개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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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고베 소재 야마구치구미 총본부에서 조직원들이 간부를 맞이하는 모습(위)과 일본 핼러윈 퍼레이드 모습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2005년 고베 소재 야마구치구미 총본부에서 조직원들이 간부를 맞이하는 모습(위)과 일본 핼러윈 퍼레이드 모습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일본에서 범죄조직원인 야쿠자들이 어린이들을 불러 핼러윈 행사를 개최해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NHK에 따르면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 야마구치구미는 이날 효고현 고베시에 위치한 조직의 본부에서 핼러윈 데이 행사를 열고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줬다.

야마구치구미는 호박이나 귀신 장식 등으로 핼러윈 분위기를 낸 채 행사를 벌였고, 참가자 중에는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고 NHK는 설명했다.

야마구치구미는 핼러윈 데이 행사 개최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야쿠자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지역 주민들을 회유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야마구치구미의 핼로윈 행사에는 지역 주민들이 본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고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개최됐다.

주민 100여명은 ‘폭력단 추방’이라고 쓰인 깃발을 든 채 “야쿠자 조직의 핼러윈 행사 개최가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항의집회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핼러윈 행사의 개최에 사용된 돈은 범죄 수익에서 온 것일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야쿠자가 주는) 과자를 받게 하는 것은 야쿠자가 위법한 자금을 획득하기 위해 하는 활동을 긍정하는 것이 된다”고 경계했다.

다만 현재 일본 정부의 법률이나 효고현의 조례에는 이런 식으로 야쿠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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