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공기관에선 여성이 못 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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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유리천장은 여전했다. 매년 여성 고용비율과 관리자 비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1년에 고작 0.3~0.5% 정도다. 특히 지방공사와 공단에선 여성이 관리자의 위치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민간기업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21.5%인데 #공공기관 17.3%. 지방공사와 공단은 8%에 불과 #지방공사·공단 여성고용율도 12%나 적어 #유리천장 지수는 6년 연속 OECD 꼴찌

고용노동부가 올해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민간 사업장, 300인 이상 지방공사·공단을 대상으로 여성 근로자와 관리자 비율을 파악한 결과다. 정부는 2006년부터 여성의 고용률과 관리자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들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를 시행 중이다.

분석 결과 공공기관의 여성관리자 비율은 17.28%였다. 민간기업(1765곳)의 평균치(21.5%)보다 낮다. 지방공사나 공단(43곳)은 여성관리자 비율이 8.0%에 그쳤다.

여성 고용비율은 공공기관이 38.55%로 민간기업(38.4%)보다 조금 높았다. 그러나 지방공사와 공단은 이마저도 26.07%에 불과해 다른 부문보다 12% 넘게 차이가 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29개 나라를 대상으로 올해 유리천장 지수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10.5%로 6년 연속 최하위에 랭크됐다. OECD 평균은 37.1%에 비하면 3.5배나 차이가 난다. 미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43.4%, 스웨덴 39.8%, 영국 35.4%였다.

업종별로는 중공업의 여성고용과 관리자 비율이 각각 5.8%와 1.2%로 가장 낮았다.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여성 고용비율과 관리자 비율이 각각 72.0%, 53.1%로 가장 높았다.

여성 고용과 관리자 비율이 같은 업종 평균치의 70%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은 지방공사·공단이 58.14%로 가장 높았고, 공공기관이 52.96%, 민간기업 46.69%였다. 고용부는 이들 사업장에 대해 남녀 차별 제도·관행 개선 방안 등을 담은 시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 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 3년 연속으로 업종 평균치의 70%에 미치지 못하거나 개선 노력이 미흡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실사를 거쳐 내년 3월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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