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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고 내고 갈거다" 수유동 난장판 만든 벤츠 폭주족 영상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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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전 8시 44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20대 운전자들이 불법 경주를 벌이기 전 손을 맡잡고 있다. [사진 서울강북경찰서 제공]

지난달 25일 오전 8시 44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20대 운전자들이 불법 경주를 벌이기 전 손을 맡잡고 있다. [사진 서울강북경찰서 제공]

서울 도심에서 고급 외제차를 몰고 경주를 벌이다 사고를 낸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강북경찰서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도로에서 최대 시속 177㎞로 차량 경주를 벌인 머스탱 차량 운전자 김모(24)씨와 벤츠 차량 운전자 장모(24)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25일 오전 8시 44분쯤 수유동에서 만나 서울 강남구 신사사거리(17km 거리)까지 누가 빨리 가는지 내기했다.

두 사람은 최고속도 60㎞인 구간에서 최고 177㎞까지 질주했다. 신호 위반과 중앙선 침범, 급차로 변경을 일삼다 결국 사고를 냈다. 벤츠가 머스탱을 들이받고 머스탱은 인도로 돌진해 가로수, 주차된 오토바이, 자전거와 충돌했다.

추석 연휴 아침부터 도심에서 날벼락을 맞은 피해자도 나왔다. 벤츠가 머스탱에 이어 들이받은 2.5t 화물차다. 화물차 운전자 A 씨는 이로 인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서울강북경찰서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장씨와 김씨는 "나는 사고 내고 그냥 갈거야" "나는 신호 절대 안 지킬거야"라고 대화했다.

또 이들은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발견했음에도 속도를 올렸다. 사고 직전에는 이들 차량 바로 뒤로 오토바이가 지나가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하기도 했다.

사고 후 이들은 "X됐다. 야 일단 째"라며 부상 당한 화물차 운전자를 내버려 둔 채 도주했다. 또 자신들이 저지른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 포장해 보험금까지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난폭 운전 사실을 부인했지만 "사고를 내겠다" 운운한 대화 내용이 블랙박스에 담겨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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