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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나누는 기업] 나눔재단 설립, 의인상 시상 … 진화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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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더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지원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과 더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 관계를 확장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도 더 살 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업들이 더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지원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과 더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 관계를 확장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도 더 살 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사진 현대차그룹]

소상공인에게 생계형 자동차 지원, 사회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희생자 시상, 지역사회의 스타트업이나 인재 지원…. 2000년대 들어 본격화하기 시작한 기업들의 가치와 이익을 사회와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은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단순히 불우이웃을 돕거나 자선·나눔 활동 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엔 한발 더 나아가 장학·복지재단을 설립하거나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활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최근 가치 중심 소비 트렌드 반영 #사회적 책임 기반 경영 방식 혁신 #대기업 각자 장점 살려 전략 수립 #단순 기부 넘어 다양한 CSR 실행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근간으로 제품과 서비스, 시장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거나, 기업의 가치사슬과 경영방식을 재정의하는 방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차원의 사회적 니즈라는 더 넓은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과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포지셔닝 함으로써 기존에 이익만 추구할 당시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또 기업이 경영 활동의 단계마다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거나 사회적 이익이 자연스럽게 창출될 수 있도록 경영방식 자체를 개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런 기업의 인식 변화는 최근 SK의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이상으로 기업의 전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요소”라면서 “모든 계열사가 사회적 가치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하루빨리 나서달라”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에 나서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이 확연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거부감이나 내부의 비리 제보가 퍼지고 있다. 여기에 가치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소위 ‘갑질 문화’로 비난을 받은 기업들은 스스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해도 기업의 생존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대기업들은 각자의 장점을 살린 사회적 활동 전략을 수립해 실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생계형 차량 지원 사업인 ‘기프트카 캠페인’을 통해 사회 취약계층을 중점 발굴하고 소상공인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프트카 캠페인은 자립을 꿈꾸는 소상공인들의 창업을 위해 창업 차량, 지원금 등을 제공하는 현대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이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차 포터·스타렉스, 기아차 봉고·레이 등 창업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량과 함께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를 지원받는다. 또 500만원 상당의 창업자금 및 창업교육, 맞춤 컨설팅 등을 패키지로 받게 된다. 그동안 기프트카 캠페인을 통해 창업용 차량을 지원받은 주인공들은 누적 월평균 소득이 지원 전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캠페인은 꾸준히 300만~400만원 이상의 월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도 여럿 배출해 서민 자립 지원의 실질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SK는 아예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우리 사회의 행복을 키우는 것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SK그룹은 사회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지난 10년간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사회 문제를 근본에서부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행복나눔재단이 직접 8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400개에 달하는 파트너 사회적 기업에 임팩트 투자와 판로 지원을 하며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특히 임팩트 투자는 사회의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재무적 수익도 얻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바지하는 두 가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이다.

LG그룹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부터 ‘LG 의인 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해양경찰 10명, 군인·경찰·소방관 각 7명,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 등이 수상했다. 지금까지 모두 81명의 숨은 의인을 찾아내 시상함으로써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함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며 잔잔한 파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사회적 책임 활동에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란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다. 아동 심리·정서치유 프로그램인 ‘마음톡톡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GS칼텍스 예울마루 조성 및 운영 사업, 지역사회 복지증진을 위한 지역사회공헌활동, GS칼텍스 사회봉사단 활동, 에너지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어린이 환경교육의 5가지 영역에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마음톡톡은 본격적으로 아동·청소년 심리 정서 문제를 다루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이다. GS칼텍스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또래 관계가 필요하다는 믿음에서 2013년 마음톡톡 사업을 시작해 2017년까지 총 1만2500여 명의 아동·청소년들의 마음 치유를 지원했다.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그러나 기업이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외면하면 시장과 여러 경로를 통해 결국 비용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밖에 없다. 반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내부 구성원은 물론 가치사슬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몰입과 충성을 끌어내 어떤 혁신 노력보다 더 효과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는 “우리 시대의 사회적 이슈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을 수반하는 사회적 이익창출, 즉 기업과 사회 구성원간의 협력 속에서 지속해서 해결될 수 있다”며 “사회적 이익이 경제적 가치와 맞닿을 때 진정한 변화라는 마법이 일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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