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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물 소포’ 용의자는 트럼프 열성 지지자…차량도 트럼프 사진 도배

중앙일보

입력

미국 내 반(反) 트럼프 진영을 겨냥해 ‘폭발물 소포’를 잇따라 보낸 용의자, 시저 세이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공화당원으로 드러났다.

'폭탄물 소포' 용의자, 시저 세이약. [AP=연합뉴스]

'폭탄물 소포' 용의자, 시저 세이약.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그가 체포된 뒤 AP통신은 세이약에 대해 등록된 공화당원이었고, 온라인상에서 극우적 음모이론을 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라고 보도했다. 또 세이약의 계정으로 보이는 트위터에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며 “역대 최고의 업적을 낸 대통령”이라는 글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또 NBC방송은 세이약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조지 소로스를 죽여라”, “사회주의자를 모조리 죽여라” 등 이번 범행의 대상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등을 혐오하는 글이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진 뒤 언론과 SNS에는 그의 평소 행적과 관련된 사진 등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세이약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스티커와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이약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스티커와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이약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스티커와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AP=연합뉴스]

세이약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스티커와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AP=연합뉴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건 그가 타고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밴 차량이다. 수사당국이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세이약이 체포된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의 ‘오토 존’ 매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이 차량에서 그가 생활했다고 CNN은 전했다.

차량은 트럼프의 사진과 지지 문구가 적힌 스티커로 온통 도배돼있다.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의 얼굴에 과녁처럼 십자선을 그린 게시물도 부착돼 있다.

트위터에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과 취임식에 참석한 사진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사진 속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려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이 써 있는 이른바‘마가(MAGA)’ 모자를 쓰고 있다.

한편 그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 소포는 총 13건이다. 지난 22일 소로스의 뉴욕 자택 우편함에서 수상한 소포 하나가 발견된 이후 23∼24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뉴욕 자택,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워싱턴 자택, 방송사 CNN의 뉴욕지국에 비슷한 폭발물 소포가 잇따라 배달됐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전임 정부 관료들과 배우도 범행 대상이 됐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을 혼란에 빠뜨린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비교적 빨리 체포되면서 불안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용의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원이라는 점에서 정가에 미칠 영향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이악의 각종 범죄전과 때문에 개인의 일탈로 여겨져 중간선거의 중대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90년 초반부터 절도·사기·폭행과 마약 소지 등 혐의로 철창신세를 졌고, 특히 2002년 전력회사에 전화해 폭파 위협을 했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CNN방송은 FBI 관계자를 인용해, 체포된 후 세이약은 수사에 협조적이었으며 "파이프 폭탄으로는 누군가를 해칠 수도 없고, 해칠 의도도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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