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처형의 벽'서 기도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독일 출신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폴란드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했다.

폴란드는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면서 처음으로 침공한 국가이며,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 학살을 상징하는 곳이어서 이날 독일 출신 교황의 방문은 더욱 뜻 깊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당시 살아남은 유대인 생존자들을 만났으며 가스실에서 숨져간 100만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교황은 특히 나치가 집단 학살극을 벌인 '처형의 벽'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아우슈비츠 방문에 앞서 교황은 이날 오전 크라코프 블로니아 평원에서 10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크라코프는 베네딕토 16세의 전임 교황인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가 대주교로 있었던 곳이다.

'교황과의 대화'가 열린 27일에도 블로니아 평원에는 100만 명의 폴란드 젊은이가 모여 베네딕토 16세를 열렬히 환영했다.

교황은 이날 또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바도비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가 곧 가까운 장래에 시성(諡聖)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4월 교황 취임 이후 그해 8월 독일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해외 방문국으로 폴란드를 선택했다.

한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