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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작품 국내 첫 출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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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재독 음악가 윤이상씨(72)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반된다.
주 서울음반은 윤씨의 『클라리넷을 위한 작품집』과 『바이얼린 협주곡』등 2장의 음반을 오는 3월초 시판할 예정이다.
이 음반들은 윤씨의 작품들을 출반해온 일본의 카메라타 레코드사와 라이선스계약에 의해 출반되는 것으로 이미 공륜의 심의를 마쳤다.
이 음반들은 지난 85년5월 국내출반이 추진되었으나 관계당국의 제재로 좌절된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3월27일부터 4일간「윤이상 음악제」가 개최되고 이를 계기로 윤씨가 3년만에 고국을 방문하는 등 윤씨 고국방문과 그의 작품들이 해금됨에 따라 그의 음반들도 비로소 빛을 보게되는 것이다.
『클라리넷을 위한 작품집』에는 『클라리넷 협주곡』과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율」』『피리』등 3곡이 담겨 있다.
『클라리넷 협주곡』은 현대작곡가의 작품을 많이 초연해온 스위스출신의 세계적 클라리네티스트「에두아르트·브루너」의 위촉으로 81년 만들어져 이듬해 1월 뮌헨방송국주최 현대음악제 무지카 비바에서 초연돼 갈채를 받았던 곡이다.
3부로 나뉘어 있으나 끊이지 않고 연주되며 동양적 정서를 현대음악기법에 담은 서정적이고 색채감 넘치는 곡이다. 연주시간 23분.
독주자는 「브루너」이며 「패트릭·토머스」지휘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협연했다.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율」』은 지난68년 초여름 윤씨가 동베를린사건으로 한국에 송환되어 구금중 심장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실에서 작곡한 작품이다.
멜러디의 독특한 유동성을 지닌 곡으로 피아노반주는 「알로이스·콘타르스키 」. 15분.
독주곡 『피리』는 지난71년 당초 오보에를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 「브루너」가 초인적인 기교로 클라리넷으로 연주했다. 무한한 정신의 자유를 암시했다. 10분20초.
『바이얼린 협주곡』은 지난81년『클라리넷 협주곡』과 함께 작곡되었다. 정통 협주곡처럼 독립된 3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통해「서정적인 자아」를 표출했다는 평이다.
「스트라빈스키」「바르토크」「베르크」등 위대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다쓰미·아키코」(신사명자)의 독주와 「인발」지휘의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의 협연으로 녹음되었다.
지난56년 서독으로 유학갔던 윤씨는 67년7월 유명한 동베를린사건으로 강제 송환되어 2년간 옥고를 치른 후 국제음악계에서는 「금기의 인물」로 소외되어 왔다.
그는 오페라『나비의 꿈』(69년), 『심청』(72년), 『교향곡 제1번』(82년)등 활발한 작곡생활을 통해 세계적인 작곡가로 평가받고있다. 그는 동양, 특히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서구의 현대작곡기법으로 표현, 유럽 음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
서울음반은 이번 첫출반 이후『첼로협주곡』『오보에·하프와 비올라를 위한 소나타』등 윤씨의 대표적 작품들을 계속 출반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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