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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서거 속보 화면을 삼각함수로 사용한 국립대 강사

중앙일보

입력

전북대학교 한 강의에서 사용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

전북대학교 한 강의에서 사용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

국립대학교의 한 강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강의에서 사용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26일 전북대학교의 2018학년도 1학기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강의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강의 자료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강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는 MBC 뉴스 속보 화면에 삼각함수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을 PPT 자료로 사용했다. 화면 자막 중 ‘사망’을 ‘사인’으로 바꾸고, 그 뒤에 ‘코사인’과 ‘탄젠트’를 첨부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사인의 마크도 원래 기호와 다른 세월호 리본의 모습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의 강의를 진행한 강사는 “생체역할에 대한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이미지를 검색했고, 대통령의 사진이 있으면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용했다.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경북대학교에서 사용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경북대학교에서 사용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진 페이스북]

앞서 지난 6월 10일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강의에서도 노 전 대통령과 고래를 합성한 사진을 사용해 수업을 진행한 강사가 사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 6월에는 부산대 최모 교수가 과학철학 강의 중 “노무현은 전자개표기 사기극으로 당선된 가짜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같은 달 홍익대 법대 류모 교수도 기말고사 시험문제에 “‘Roh’는 여섯 살 때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면서 머리가 나빠졌고, 이로 인해 고통받았다”는 영어 지문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최고의 지성인 상아탑 대학에서, 그것도 국립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가 강의에서 사용됐다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학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과 교육부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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