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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 10년 내에 20만명 붕괴"…인구 절벽 빨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연합뉴스]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약 36만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향후 10년 이내에 20만명 아래로 내려가고, 2040년에는 14만명으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 ‘저출산 미래 비전(안) 전문가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 "2040년엔 14만명" #결혼한 여성 출산율 급격한 하락이 원인

이 교수는 이날 저출산 고령화위 산하 '재구조화 비전팀' 자료집을 통해 “근래의 추세에 따라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인구 비율과 출산율이 감소할 경우 출산아 수는 10년 이내에 20만명 아래로 내려가고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향후 5년 동안 연령별 유배우 출산율이 감소하는 경우 출생아 수는 2020년에 30만 이하로 내려가고, 2026년에 20만 아래로 떨어지며, 2040년까지 14만 명으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통계청이 내놓은 가장 비관적인 추정(저위 추계·2034년)보다 14년이나 앞당겨진 전망이다. 통계청 추계에선 2057년에야 신생아 수 20만명 선이 붕괴(19만9000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보다 31년이나 앞서 붕괴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발표한 ‘신생아 수 변화요인 분석과 장래전망’ 자료에서도 “지난해 35만7000명이던 출생아 수가 2020년에는 28만4000명, 2026년에는 19만700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 교수가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율 지탱의 ‘최후 보루’였던 ‘결혼한 여성(유배우 여성)의 출산율’이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2002년~2015년 동안 가임기 여성인구와 유배우 여성 비율이 감소해 출생아 수를 감소했지만 유배우 출산율이 증가하며 그나마 출생아 수가 유지됐다”며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유배우 출산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출생아 수를 빠르게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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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또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되더라도 과거 출산율 감소로 인해 현재 약 690만 명인 20~39세 가임기 여성인구는 2040년에는 457만, 2050년에는 418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7년의 여성연령별 출산율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여성인구 감소로 의해 출생아
수는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사회경제적 급격한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현재 전체 취업인구의 약 64%를 차지하는 50세 미만의 취업인구는 2050년까지 53%로 감소할 것”이라며 “취업인구의 감소와 인력 고령화는 약 10년 후부터 사회복지, 제조업 등 일부 부문의 인력 부족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세수를 감소시키고, 의료 및 복지 관련 지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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