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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 매연 줄이는 장치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시내버스와 화물트럭 등 대형디젤(경유) 차량에서 많이 내뿜는 매연을 최고 74%까지 줄일 수 있는 장치가 국립환경연구원 조강래 대기연구부 자동차공해연구담당관 팀에 의해 개발됐다.
국립환경연구원은 과학기술처의 특정연구개발사업에 따라 86년부터 디젤엔진 배출가스 처리장치인 촉매산화매연 여과장치와 버너에 의한 세라믹매연 연소여과장치를 개발, 이번에 마무리 지었다.
CTO-88로 불리는 촉매산화 매연여과장치는 미세한 강철선에 세라믹을 코팅한 뒤 백금계(백금·파라듐·로듐)귀금속을 촉매처리, 여과된 매연을 촉매로 산화 연소시키는 원리로 매연을 줄일 수 있다.
보통 매연입자를 태우려면 섭씨5백도이상 돼야하나 섭씨2백도에서도 백금계 촉매를 쓰면 필터에 누적된 매연입자를 태워 매연을 줄일수 있다는 것.
이 귀금속 촉매의 배합비율에 따라 연소점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낮은 온도에서도 매연입자를 태울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다.
자연상태의 배기가스관속의 온도는 섭씨2백∼2백50도 정도이나 이 상태에서는 매연입자가 연소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장치로 서울 율관동 기자촌에서 옥수동을 왕복 운행하는 155번 시내버스 엔진에 장착, 시험한 결과 매연 54%, 일산화탄소91%, 탄화수소60%, 입자상 물질45%의 감소효과를 보았다는 것.
버너에 의한 세라믹 매연연소여과장치는 세라믹매연필터에 누적된 매연을 경유버너로 연소시켜 밖으로의 배출을 막고 배기가스 압력을 낮추어 주는 원리. 연구팀은 역시 155번 시내버스에 설치, 시험한 결과 74%의 매연감소효과를 얻었다.
조연구관은 『CTO 88은 귀금속이 사용되므로 제작단가가 비싸고 세라믹은 매연제거효과는 매우 크나 매연 외의 다른 가스상태의 공해물질을 제거해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는 연구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2백만대의 차량중 47%인 94만대가 경유자동차로 이는 미국3%, 일본13%, 유럽 20%의 비율에 비해 크게 높다.
이들 가운데 전국의 버스가 하루 내뿜는 매연은 85년 기준으로 27·7t, 트럭은 28·8t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차량에 비해 경유차량에서 분출되는 배기가스에는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훨씬 더 많이 포함돼 있고 매연 등 입자상의 공해물질은 30∼1백배 정도나 더 많다는 것.
입자상 물질에는 1만여종의 독성화합물이 포함돼 있어 우리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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