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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통화로 밥까지 "척척"-홈 오토메이션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도둑이 들어왔습니다. 여기는 올림픽 선수촌아파트 ×동×호. 금○○씨집. 전화번호는 ×국에 ××××번.』
개인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사무실의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긴급한 소식에 깜짝 놀라 일어선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이 소리는 김씨 사무실뿐만 아니라 아파트 경비실과 파출소,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웃집에도 전해진다.
집안에 도둑이 들었을 때 집주인에게 위급 사항을 통보해주는 이 장치는 최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보급되고있는 홈 오토메이션(가정자동화· HA) 시스팀.

<핵가즉의 필수품>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장치인 가정자동화 시스팀은 도난·화재· 가스 누출시 경보음을 울려주는 방범방재 자동감지장치와 부재시 집안의 전기기기를 전화로 끄고 켤수 있는 텔리컨트를(원격제어) , 대문 앞의 상황을 영상으로 알 수 있는 비디오폰 기능 등으로 구성돼 있다.
HA는 일본에서 핵가족이늘어나면서 짐밖에서도 가사를 처리합수 있도록 하기외해 80년대초반 처음 개발한시스팀.
이후 미국과 유럽 일부국가의 아파트에 수백만 가구분이 보급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HA의 기본원리는 버튼식전화기로 집안의 전자·전기제품을 원격조종 할 수 있게 만든 것.
아파트를 비워놓고 외출했을 때도 집 전화번호와 비밀번호를 누르면 안방에 불이 켜져 있는지, 솥에 안쳐놓은 밥이 다 됐는지 알 수 있으며 추운 날에는 전화를 걸어 미리 전기난로를 켜 집안을 훈훈하게 해 놓을 수도 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하면 아파트경비실과 인근 소방서로 자동통보 되며 비디오영상을 통해 현관 밖의 내방객을 보며 대화를 할 수도 있다.
이같은 잇점 때문에 88년2월 대구효성타운(7백60가구)에 처음으로 HA시스팀이 보급된 이후 물과 1년도 안돼 2만여 가구에 설치됐으며 올해에는 더욱 늘어날 전망.
시장규모도 작년의 1백70억원에서 올해는 3백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개 업체서 경쟁>
HA업계의 선발주자는 금성통신과 삼성전자·삼익세라믹흠 등 3개 업체. 이밖에도 2∼3개 업체에서 신규참여를 준비하고 있어 품질경쟁이 치열해지는 동시에 가격도 떨어질 전망이다.
HA의 가걱은 업체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설치비 15만∼20만원을 포함해 70만∼1백20만원선.
금성의 경우 GH-100형과 GH-200형 두 종류가 있는데 방범기능과 텔리코스 기능만 갖춘 제품은 각각 50만원과 60만원, 방범기능과 비디오폰기능만 갖춘 것은 65만원과 70만원, 세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은 80만원과 98만원을 받고 있다. 설치비용은 집안구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삼성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한꺼번에 시공하기 때문에 가격은 고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삼익 세라믹홈에서는 오토가드라는 이름의 HA를 개발, 시판하고 있는데 가격은 기본회로가 설치된 아파트는65만원, 단독설치에는 85만원 가량의 경비가 든다.

<지방에 주로 공급>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핵가족화 되면서 HA를 갖춘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있으나 아직은 지방에 주로 공급되는 상태.
이는 서울의 경우 비싼 당값 때문에 아파트를 건설할 때 HA설치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데 최근에 신규 건설하는 수도권지역의 아파트는 이 시설을 갖춰야 분양이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HA는 기존아파트나 단독주택에는 설치하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있다.
단독주택의 경우 HA를 설치하려면 배선을 깔기 위해 벽을 헐어 내거나 방바닥을 뜯어내야 하고 이에 따라 설치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 짓는 단독주택은 계약 때 HA설치를 요구하면 얼마든지 이 기능을 갖출 수 있다.

<텔리텍스트 개발>
또한 기존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위해 각 업체에서 배선이 없는 코드리스제품을 개발 중이어서 이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HA제품도정보고도화 시대에 실현될 수 있는 종합가정자동화 시스팀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삼성과 대우에서는 집안에서 증권시세와 기상예보·체육경기·문화행사 등 다양한 생활정보를 받아 볼 수 있는 텔리텍스트를 개발, 곧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값은 28만원선.
또한 텔리텍스트를 TV안에 내장한 제품도 70만원 선에 시중에 선보일 것 같다.
이밖에도 집안에서 은행에 가지 않고도 입출금 할 수 있는 홈뱅킹시스팀이 시험가동 중이며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는 전기·수도·가스사용량을 전화망을 이용해 검침 할 수 있는 원격 검침 시스팀을 개발 중이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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