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한국음식점 등장|민들레 채 대단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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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여성지에 보도>
모스크바시내에 한국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최근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련언론이 보도했다.
모스크바에서 15개국어로 발행되는 월간화보『소련여성』지는 1월 호에 한국식당「자랴 워스토카」(동방의 놀)를 2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이 식당이 대학생 등 젊은 층과 외국관광객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련여성』은 고객들로부터 흔히「조선카레」로 불리는 이 식당은 20가지정도의 순수한 한국음식을 메뉴로 내놓고 있으며 그 가운데「민들레 채」와 국수가 특히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민들레는 봄철 꽃이 피기 전에 뜯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풀밭에는 민들레가 아주 많아5월말에는 어디나 민들레꽃으로 노랗게 물든다.
그것을 때맞게 뜯어 만드는 민들레 채는 봄철에 권할 만한 향기 있고 특색 있는 음식』이라고 상세한 음식소개까지 곁들이고 있다.
이 잡지는 또 이 식당이 개업한지 10여 개월밖에 안되지만 모스크바 종합대학의 동양학 전공학생 등 젊은 청춘남녀들의 상당수를 매주 찾아오는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폴란드·라틴아메리카·일본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 식당의 주인은 한국계 소련인「김·세르게이·게오르기예비치」. 그는「한·옐라예프틀라·에요나」라는 여자 부 지배인과 함께 협동하여 이 식당을 차렸으며 미술대학 재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식으로 실내를 꾸며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매우 아늑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원래 건설분야근로자였으나 평소 음식 만들기를 즐겨 순 한국식 재료인 쌀과 남새(채소)·물고기·밀가루 등을 주로 쓰고 고기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식물성 기름을 많이 써 유럽식이나 중국식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는 것.
『아주 마음에 듭니다. 식사도하고 춤도 출 수 있습니다. 음식이 맛있고 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거의 1주일에 한번씩 이곳에 옵니다.』「아나」와「세프게이」라는 모스크바 종합대학 남녀학생의 평이다.
이「동방의 놀」을 찾았다가『소련여성』의 취재진을 만난 한 폴란드관광객은『음식 맛이 매우 좋습니다. 하긴 맛 좋다는 말보다 더 알맞은 말을 찾아내고 싶습니다. 바르샤바에도 이런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쓴 방명록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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